중국 일반주택 가격에 이어 신규분양 주택의 가격마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중국 부동산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촉발된 세계 금융 대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터지는 중국 부동산 가격 하락은'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8일 전국 70개 도시의 8월 신규분양주택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올랐으나 전월에 비해서는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국적 범위에서 신규 분양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은 200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분양가가 하락한 도시는 25개에 이르며 여기에는 중국 경제를 선도하는 광저우(廣州)를 중심으로 한 주장삼각주와 상하이(上海)를 중심으로 한 창장삼각주 도시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분양가의 하락은 이 달 초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등에서 미분양 주택 가격을 낮추자 제 값에 분양받은 이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아가 소동을 벌이는 사건이 빈발하면서 예고돼 있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부동산 경기 지수가 전달보다 0.58 떨어진 101.78을 기록해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발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여기에 최근 미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상하이의 아파트 100여동을 매물로 내놓는 등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던 외국 자본들이 속속 중국을 빠져 나가는 상황도 부동산 시장 불안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 급증과 주택가격 하락은 중국 경제에 엄청난 폭발력을 미친다. 미분양이 쌓이고 주택가격 거품이 빠질 경우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인 건설사와 부동산 개발업자의 부실이 커지고,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거래 위축, 투자자 불안감 증대 등으로 개발업자들이 자금난에 직면했다"며 "중국 은행권의 부동산 부실대출 위험이 올해 4분기 이후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 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동산대출 부실화가 중국 금융계에 중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택가격의 하락이 곧장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진석 중국삼성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가격은 미국의 침체가 이어지던 올해 초까지 상승세를 유지했을 정도로 크게 올랐기 때문에 현 주택 하락은 일단 거품 해소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금리를 인하해 부동산 대출 문제에서 숨통을 터주었고 향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부동산업계와 금융업계의 부실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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