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희생, 나눔의 정신으로 한국사회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자선냄비'로 상징되는 구세군이 한국 선교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1908년 10월 영국 선교사 로버트 허가드 사관 일행이 서울 서대문구 평동에 본영을 세움으로써 출발한 한국 구세군은 현재 전국 240여개 교회와 719명의 성직자, 10만여명의 신자를 가진 교단으로 성장했다.
오는 10월 새롭게 선교 2세기를 시작하는 한국 구세군의 전광표(67) 사령관을 구세군 대한본영에서 만났다.
"영혼 구원의 구령정신과 이웃사랑의 사회봉사는 구세군 선교의 두 축이 되어 100년동안 한국의 소외된 이웃을 섬기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왔습니다." 전 사령관은 100주년을 맞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국 개신교 교단들의 대부분이 미국 교회의 영향을 받은 반면 구세군은 영국식 정통 복음주의 정신과 군대식 조직으로 초창기부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소외된 지역,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와 선교에 주력해 다른 개신교 교단들만큼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다른 교단들은 선교에 70~80%, 사회봉사에 20~30% 정도의 힘을 쏟은 반면 구세군은 선교와 사회봉사에 각각 절반 정도의 비중을 두었습니다. 또 빈민 선교에 중점을 두다보니 대형교회로 성장할 수는 없었지만, 이것이 예수의 가르침이고 구세군 창설자인 윌리엄 부스의 정신을 따르는 길이었습니다."
구세군은 사실 농촌부터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고, 1950년대 말 대도시에서 먼 충북 영동에 종합병원을 세우는 등 소외된 곳을 주로 찾았다. 애초부터 발전이나 성장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런 구세군이 자선냄비 100주년을 맞는 2028년까지 20년을 내다보는 장기발전계획 '희망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과거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영성운동의 전개와 창립정신의 회복으로 구세군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시대가 요구하는 선교와 사회복지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전 사령관은 이를 위해 우선 새 시대에 적합한 교회 모델을 개발하고,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사회복지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IMF 때 시작한 노숙자를 위한 교회나 청소년교회,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교회 같이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교회를 가꾸는 것입니다.
또 최근 시작한 안산의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어린이집'처럼 각 교회마다 공부방이나 노인교실, 녹색체험마을 등 지역사회봉사시설을 한 곳씩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몽골 선교도 주요 사업으로 삼았다. 올해 몽골 정부로부터 기증받은 부지에 교회와 사회복지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현재 사관 부부를 파견해놓은 상태이며 신학교에 몽골인을 받아들여 양성할 계획이다.
10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도 준비중이다. 먼저 국제신학 심포지움(9월29일), 교회성장 포럼(9월30일), 사회복지 심포지엄(10월2일), 국제한인사역자협의회(9월30~10월3일), 사관총회(10월3일), 세계선교대회(10월3일) 등 각종 학술행사와 대회를 통해 구세군의 새로운 미래 전략을 모색한다.
또 각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100주년 기념 축하회(10월1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희망의 빛 희망의 손 시민축제'(10월3~5일),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10월5일), 기념우표 발매(10월1일), 백주년기념선교회관 건립(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등도 예정돼 있다.
지난 1월 백화산수련원에서 시작돼 전국 270개 지역에서 릴레이로 이어지는 희망기도회가 지금은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 사령관은 "한국사회의 고난과 아픔을 함께 체험하기도 했고, 나눔과 섬김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빛이 되고자 애써온 것이 구세군의 역사였다"고 100주년을 맞는 소회를 집약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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