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차이는?
가장 큰 차이는 일반 고객의 예금을 받는지 여부다.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은 예금을 받아 기업에 대출해 주는 방식. 그러나 예금자보호 문제가 있어 금융당국으로부터 까다로운 규제를 받는다.
반면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은 예금대출이 아닌 자기자본을 다른 기업이나 부동산 등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발행하고 인수하고, 인수합병을 자문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은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빌리기도 하는데, 차입금으로 투자하면 적은 자본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훨씬 무거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로 치면 은행들은 다 상업은행이고, 증권사는 투자은행쪽에 가깝다.
올 들어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가 사라진 대신 상업은행인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각각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투자은행의 시대는 저물고 상업은행 시대가 다시 부상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5대 투자은행 중 살아남은 것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뿐이다.
2. 미국의 파산제도 '챕터11'과 '챕터7'의 차이는?
미국에는 두 가지 파산제도가 있는데, 파산법상 해당 조항에 따라 '챕터(chapter) 11'과 '챕터 7'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한 챕터 11은 기업회생에 중점을 둔 제도이고 챕터 7은 청산에 중점을 둔다. 리먼브러더스는 15일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산위기의 기업이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파산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 상환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고 회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반면 챕터 7을 신청한 기업은 영업이 중지되고, 자산 신탁인은 해당 기업의 자산을 모두 매각해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자에게 나눠준다.
3. 미국 정부가 베어스턴스, 패니메이ㆍ프레디맥과 AIG 등에 제공한 구제금융(bailout)이란?
기업파산을 막기 위해 정책적으로 제공하는 자금. 신규대출을 해 주거나 기존 대출상환을 연장시켜 주는 방법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것이나 이후 정부가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도산 위기의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는 올 들어 베어스턴스의 JP모건체이스 피인수 중재과정에서 290억달러,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과정에서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했고, 16일 AIG에도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정부의 구제금융은 국민세금 부담으로 이어지므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특정 회사 경영진의 잘못 때문에 벌어진 사태를 국민의 세금으로 수습하는 것은 불공평하고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을 우려하여 미 정부는 최근 리먼브러더스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을 끝까지 거부했지만 겨우 이틀 만에 AIG에 대한 구제금융을 승인함으로써 신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4. 복잡한 증권화가 금융위기의 이유 중 하나라는데, 증권화가 무엇인지?
증권화(securitization)란 자산을 담보로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은 비유동성 자산이지만 이를 담보로 한 채권을 만들면 손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된다. 금융회사들은 부동산 외에도 유가증권, 대출채권, 외상매출금 등등 다양한 종류의 자산을 담보로 증권을 만든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자산을 일차적으로 증권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증권을 묶어 부채담보부채권(CDO)을 만들어 팔거나 파생상품을 섞어 구조화증권을 만드는 등 2차, 3차 증권화를 계속했다.
이 와중에 신용평가회사들은 해당 증권에 높은 신용등급을 매겼고, 최종매수자는 이 증권 속에 어떤 자산이 편입돼 있는지도 모르는 채 높은 신용등급과 금리 혜택을 주는 증권을 매수했다. 그러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발행한 주택저당채권과 이에 연관된 파생상품들이 최초 담보물인 주택가격급락으로 사실상 부도가 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증권화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자산들의 부실 규모는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5. CDS와 CDO란 무엇인가?
신용디폴트스와프(CDS)란 채권매수자가 해당 기업이 부도가 나더라도 원금을 상환 받을 수 있도록 매입하는 보험성격의 신용 파생상품이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기업이 발행한 100억원어치 채권을 매수했을 경우, 만약 B기업이 도산하면 A은행은 100억원을 돌려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로 曠?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A은행은 C은행에 연 0.3%의 프리미엄(수수료)을 주고 CDS를 매입한다. C은행은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B기업이 도산할 경우 A은행에 100억원을 물어줘야 한다.
부채담보부채권(CDO)이란 일반 대출과 회사채,자산담보부증권(ABS) 등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동화 채권을 말한다.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들을 섞어 새로운 신용등급을 가진 CDO로 만들어 팔아 왔다. 따라서 CDO가 높은 등급이라도 그 안에 편입된 채권은 부실한 것일 수도 있다.
6. 파산설이 나도는 워싱턴 뮤추얼이 '저축대부조합(S&L)'이라는데, 저축대부조합이란 무엇인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savings and loan association)이란 우리나라의 상호신용금고와 마찬가지로 지역에 기반을 둔 서민밀착 금융기관이다. 저축대부조합은 주로 지역주민들의 소액 단기저축으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주택관련 장기대출 즉, 모기지 대출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워싱턴 뮤추얼은 이 같은 회사 중 미국 내 1위 규모다.
1980년대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리 폭등으로 저축대부조합의 사업모델은 타격을 입었고, 4,000여개의 조합 가운데 1,043개가 문을 닫는 위기에 처했다. 당시 미 정부는 1,230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실시했으나, 이중 756억달러는 아직도 회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위기는 금융기관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모기지 채권을 기초로 자산을 유동화하는 금융기법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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