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등 미국발(發) 금융 위기와 관련, 한 목소리로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질타하는 한편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재정위에서는 정부의 안이한 대처 방식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한국은행 총재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등 세 사람은 국민이 불안해 할 때 뭔가 설명해줘야 할 것 아니냐"면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왜 잠자코 있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도 "정부가 현 상황에 대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조기 해소라고 강조하는 것은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접근"이라며 "정부는 미국발 금융 쓰나미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무위에서는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추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리먼브러더스 스톡옵션 보유 사실을 들어 민 행장의 도덕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조그만 산업은행이 파산할 거대 투자은행 인수를 시도해 세계적 웃음거리가 됐다"면서 "이번 해프닝으로 산업은행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민 행장이 재산 신고 때 리먼브러더스 스톡옵션 보유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며 "무리하게 인수를 성사시켜 사익을 얻으려 했다면 명백한 해고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답변에 나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금융 쪽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실물 쪽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며 "어려운 시기가 조금 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민 행장의 스톡옵션 보유 논란과 관련, "지난 7월 민 행장이 '인수 성사시 스톡옵션 포기 각서를 쓰겠다'고 먼저 얘기했다"면서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전 위원장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ㆍ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국내 증시 불안과 관련, "투자 심리 안정 및 안정적인 유가증권 수요 확충을 위해 장기 보유 주식ㆍ채권형 펀드에 대한 세제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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