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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봉 삼성증권 파트장 보고서, 8개월전 '예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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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봉 삼성증권 파트장 보고서, 8개월전 '예언' 눈길

입력
2008.09.18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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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까지 미국 증시는 약세로 가리니, 우리 증시는…."

미국 증시의 장기 약세를 예측한 8개월 전 보고서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낙관론이 우세했던 당시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현재상황을 맞춘 게 일차적인 이유지만 미래상황까지 논리가 정연하게 이어져 예언의 약효가 여전히 떨어지지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기봉 삼성증권 퀀트(계량분석)파트장은 1월 '인구통계-모든 비밀의 어머니'라는 보고서에서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미국 경제가 2014년까지 둔화될 것이며 최악의 국면을 지나는 시점은 2011년 전후"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저성장 국면은 2020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근거의 기준은 인구. 미국 소비를 견인하는 집단의 인구수가 2008년 고점을 기록하고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 경제와 증시가 단기적 반등을 보여도 둔화를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파트장은 "금융시장 및 경제와 연관이 높은 연령층(45~49세)의 감소율이 심각함에 따라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제 경기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론 해외에서 자본 유입, 기업들의 자본 건전성과 경쟁력, 무형의 자산, 해외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충격은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주요 소비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결국 미국 금융시장 약세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구통계는 미국경제를 변화시키는 모든 비밀의 어머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1910년 이후 미국의 중요한 경기 변동, 즉 최근의 서브프라임 사태는 물론이고 90년대 견조한 장기 경제성장이나 50년대와 60년대의 경기순환, 심지어는 1929년의 대공황까지 인구통계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희망이 섞인 대목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2015년까지 긍정적이란 점. '훌륭한 엔진(인구통계 관점)을 갖춘 보트(아시아)가 폭풍(글로벌 경기둔화)을 헤쳐나갈 것'이란 비유도 곁들였다. 이 파트장은 "아시아는 소비와 투자를 담당하는 인구집단이 매우 빠르게 증가를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 소비자들의 빈 공간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은 약세장이 반복될 확률이 높으나 진입장벽을 가진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는 장기적인 성과로 보상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의 장기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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