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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만성질환, 예방차원 관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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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만성질환, 예방차원 관리부터"

입력
2008.09.1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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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국회에 '만성질환관리법안'이 제출됐다. 이 법안은 국가가 중점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을 정의하고 만성질환관리위원회와 만성질환관리센터를 설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5년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돼있다. 매일 진료실에서 만성질환자를 대하는 필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국가 차원에서 만성질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보건복지가족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월부터 매달 7일을 '내 혈압ㆍ혈당 알기의 날'로 정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 성과가 많지 않은 편이다. 향후 인구의 고령화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활동은 아직 너무나 부족한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세 이상 한국 남성의 27%, 60세 이상은 55.6%가 고혈압 환자다. 30, 40대 고혈압 환자 10명 중 7명은 자신이 고혈압인 것을 모르고 있고 30, 40대 고혈압 환자 10명 중 2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물론 30, 40대 고혈압 유병률은 60대 이후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령대가 30, 40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30, 40대 고혈압 환자는 다른 연령대보다 질병 치료에 소홀해 향후 심ㆍ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정부의 치료비 부담을 급격히 늘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부전, 콩팥기능 이상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30, 40대에 고혈압이 발병할수록 합병증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높다. 30, 40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고혈압 인지율도 낮고, 치료를 받을 여건도 불리해 심ㆍ뇌혈관질환 예방관리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해법은 없을까? 예컨대 30, 40대가 직장인이 많다는 점을 착안해 직장에서 매달 7일 혈압과 혈당을 재도록 독려하고 이를 시행하는 기업에 여러 혜택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만성질환이 생겼다고 해서 특정 장기나 기관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만성질환을 일으키며 현재의 여러 여건이 만성질환을 사전에 관리하기 힘들게 한다. 게다가 '지금 아무런 증상이 없으니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만성질환 관리는 만성질환자 치료 및 관리와 함께 건강한 사람을 사전에 관리하는 것을 병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방차원의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정책 담당부서와 기관은 일반인들에게 이 같은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의료진과 관계 기관들도 이 같은 일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김종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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