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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전 '월가 쓰나미' 불똥 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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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전 '월가 쓰나미' 불똥 튈라

입력
2008.09.1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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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쓰나미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세계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짐에 따라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대우조선 인수 후보 기업들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이 인수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등 인수 후보 기업들은 일단 "인수자금 조달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발 신용위기가 인수전에 미칠 파장을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인수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상대적으로 가장 느긋한 입장이다. 인수 후보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성 자산(7조3,000억원)을 확보해 외부 차입이 거의 필요없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의 까다로운 조건을 거부할 만큼 재원 조달에 자신감이 넘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실물경제로 확대될 경우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7%대)을 현대중공업 수준(12~15%)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사업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올 들어 선박 수주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고, 최대 고객인 유럽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조선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세계 최대 조선업체로서 탁월한 원가절감 효과와 가격 협상력을 통해 조선경기 하락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경우 매각 주관사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전격 합병됨에 따라 인수 작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측은 "회사의 주인이 바뀐 것 일뿐,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공조는 계속되고 있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금융위기로 금리가 올라 국내ㆍ외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6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과 국내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인 만큼 재원 마련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인수 후보 중 현금성 자산이 가장 적은 GS그룹은 석유 메이저사와 중동 오일머니 등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GS는 산업은행과 캠코 지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 중 30% 가량을 해외와 국내기관 등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넘긴다는 조건으로 자본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발 신용경색 문제가 불거지면서 차입 조건이 까다로워져 금융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GS홀딩스 관계자는 "자본 조달 협상이 사실상 끝난 상태여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대한생명, 한화건설 등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과 그룹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3조원 이상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증시 및 부동산시장 침체로 기업 공개와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본 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이미 4조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한 만큼 기업 공개와 자산 매각이 늦춰지더라도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재무적 투자를 검토 중인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신용위기로 인수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본 입찰이 가까워올수록 1조5,000억원의 뭉칫돈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국민연금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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