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언이다. 원금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시장상황이 기약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면 공포에 휩싸여 중도에 포기하고 마는 게 보통이다. 더구나 참을 인(忍)자 3개면 살인도 막는다는데, 펀드나 주식 투자자 입장에선 도대체 얼마나 인내해야 하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펀드 및 주식 투자에 있어 인고의 시간은 1년4개월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16일 한국 인도 미국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역사적 움직임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아무리 심각한 시장위기라도 16개월이면 극복됐다고 밝혔다.
현재의 거울인 과거사례를 들여다봤다. 최근 수십 년간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최악(-26.35~-49.52%)이었던 기간을 추적해보니 9~16개월 이내에 회복했고, 2년(최악의 6개월 포함)을 버티면 모두 플러스 수익률(6.7~29.9%)을 냈다는 것이다.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 1997년 7월부터 12월까지 코스피지수가 반토막(-49.52%)났지만 16개월 내에 손실을 회복했고, 다시 6개월이 지나자 인내한 투자자에게 +18.5%의 수익을 안겼다. 미국은 오일쇼크 때문에 6개월간(74년 4월~9월) S&P500지수가 -32.39% 급락했지만 9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인도 역시 비슷한 사례(92년 10월~93년 3월)가 있다.
글로벌 시장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마찬가지.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해 2002년 4월부터 9월까지 MSCI월드인덱스가 -26.35% 하락했지만 15개월 이후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2년 기준으로는 오히려 +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프라우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는 "역사가 증명한 시장의 복원력은 투자자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최근처럼 심하게 하락할 때일수록 시간의 힘에 의지해 공포와 (환매의) 충동을 딛고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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