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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거취 일단 유보/ "대안부재" 유임론 vs "리더십 문제" 사퇴론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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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거취 일단 유보/ "대안부재" 유임론 vs "리더십 문제" 사퇴론 팽팽

입력
2008.09.1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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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유임과 퇴진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총회 초반 친 박근혜계 의원들은 재신임에 무게를 두며 홍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인기 손범규 이정현 의원 등은 정기국회 중에 교체한다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반성의 계기로 삼고 앞으로 잘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이인기 의원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유임론을 주장했고, 이정현 의원은 "금융위기나 국내ㆍ외 경제상황으로 볼 때 어려운 점이 많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단합하고 심기일전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종희 의원도 "지금 사퇴하면 원내대표를 새로 뽑아야 하고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텐데 누가 책임지느냐"며 현실론을 내세웠다.

이 같은 재신임 기류는 김용태 진수희 권택기 김영우 안형환 의원 등 친 이재오계 의원들이 일제히 사퇴를 주장하면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추경안 처리과정에서 민주당에 끌려 다니는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김용태 의원은 '9월 11일 한나라당 대참사'라는 제목의 글을 낭독하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흠집이 난 지도력이 오래 가겠느냐"고 사퇴를 요구했고, 진수희 의원은 "대안부재는 172석의 정당에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고 자중지란이란 말은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태근 의원은 "인사 문제를 공개적인 의총에서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맞지 않고 본인들이 알아서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양측의 의견이 2시간이 넘도록 결론이 나지 않자 막판에는 표결 분위기까지 이어졌다. 박희태 대표는 결국 "표결을 하겠느냐"는 의사를 물었고, 의원들의 반응이 없자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된 대로 "결자해지 차원에서 추경예산안 문제는 홍 원내대표가 맡아서 마무리 짓고, 인책 문제는 추후 논의하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의원들은 박수로 수용의사를 보였고 의총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결론을 놓고 사실상 재신임이라는 쪽과 시한부 유임일 뿐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정현 의원 등은 "가장 큰 쟁점인 추경안을 처리한 이후 사퇴하라고 할 수 는 없다"고 전망했지만 김용태 의원 등은 "추경안은 당연히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으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발언 의원 16명 중 재신임 주장 8명, 명확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7명이 사퇴 의사를 밝혀 향후 홍 원내대표가 자리를 유지하기가 적지 않은 부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이 마무리되면 다시 의총장을 찾아 거취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인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12년 비주류 끝에 주류가 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나는 비주류로 처음부터 세(勢) 가 없는 사람은 일하기가 어려웠다"며 "추경은 처리하겠지만 이제 민주당하고 협상하는 것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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