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직 공무원의 평균 수명이 공무원들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에게 제출한 '사망으로 퇴직연금 수급권을 잃은 퇴직 공무원의 평균 사망 연령'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퇴직한 소방 공무원의 평균 사망 연령은 58.8세였다. 정년 57세(소방령 이상은 60세)를 채우고 퇴직한 소방 공무원들이 평균 2년 안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반면 장관 등 정무직 공무원의 퇴직 이후 평균 사망 연령은 72.9세로 공무원들 중 가장 높았고, 교사 등 교육직 공무원은 67.7세, 법관ㆍ검사는 66.2세, 국가일반직 공무원은 65.3세, 별정직 공무원은 65.2세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화재 진압 현장에서 순직하는 소방관까지 통계에 잡으면 전체 소방 공무원의 평균 수명은 58.8세보다 훨씬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1998년 이후 올 9월 현재까지 순직한 소방 공무원은 258명이다.
소방 공무원의 평균 사망 연령이 낮은 것은 만성 인력부족으로 인한 24시간 2교대 근무 같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 상시 노출되는 업무 스트레스 등이 건강에 치명적 악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 공무원의 '살인적' 근무 여건이 실제 그들의 삶을 갉아 먹는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소방 공무원과 비슷하게 근무 환경이 열악한 경찰 공무원의 퇴직 이후 평균 사망 연령도 62.3세로 낮은 편이었다.
이와 함께 소방방재청이 16일 공개한 '소방 공무원 이직 및 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퇴직한 소방 공무원 1,830명 중 372명(20.3%)이 임용 이후 5년 안에 스스로 사표를 낸 경우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퇴직한 서울시 교육 공무원의 임용 5년 이내 자진 퇴직 비율은 2.72%였다.
박대해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소방 공무원을 택한 젊은이들이 열악한 처우를 견디지 못해 보람보다는 결국 현실을 택한다는 의미"라며 "소방 공무원에게 더 이상 인내와 희생만 강요하지 말고 실질적 근무 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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