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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 충격과 공포/ "AIG 불안" 악재 거듭되나…"부실 털어" 위기 매듭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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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 충격과 공포/ "AIG 불안" 악재 거듭되나…"부실 털어" 위기 매듭짓나

입력
2008.09.1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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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몰락은 14개월 동안 계속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신용위기'가 정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새로운 신용경색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 소리일까.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의 충격 이후 "신용위기의 끝이 보인다"는 말이 계속 나왔지만 결국 잘못된 예언이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시장은 앞으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더구나 추가로 무너질지 모르는 대형 금융회사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우려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금융권에 대대적 개편이 일어나면 오히려 잠재됐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증시 등 금융시장에도 반전의 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 다음 도미노는 AIG, 워싱턴뮤추얼

미 재무부가 리먼에 대해 베어스턴스 때와 달리 추가 부실에 대한 정부의 보증이나 구제금융을 거부함으로써, 금융회사들은 이제 유동성 위기를 스스로 타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다음 도미노'로 지목 받고 있는 AIG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직접적 도움을 주기를 거절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IG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400억달러의 '브리지론' 지원을 요청했지만, FRB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골드만삭스와 JP모간 등에 민간 차원에서 700억~750억달러의 구제 금융을 조성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나 JP모간이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문은 AIG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심각한 현금 부족 상황에 직면했으며, 채권 담보 추가금으로 당장 145억달러의 긴급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행히 뉴욕주가 2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해 숨통은 트였지만, AIG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무려 750억달러 정도에 달한다고 신문은 추산했다. 15일 하루 동안 AIG의 주가는 61% 폭락, '바람 앞의 촛불'과도 같은 운명을 맞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갖고 있는 보험사 AIG가 나락에 떨어진 것은 IB와 같은 기능을 하는 금융사업부의 부실 때문이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연관된 신용 디폴트 스왑(CDS)의 가치 하락으로 3분기 동안 약 185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DS란 채권보유자들을 디폴트(부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헤지용 보험상품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B 기업의 채권을 살 때 B 기업은 보험사에 보험금을 납입하고, 나중에 B 기업의 채권이 부도가 났을 경우 A 기업은 보험사에서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AIG는 모기지 관련 CDS를 대규모로 판매했는데 미국 주택시장 버블 붕괴로 해당 채권들이 잇따라 부도가 나면서 커다란 손실을 입게 됐다.

AIG 다음으로 불안한 금융회사로는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ㆍ대부업체인 워싱턴뮤추얼이 꼽힌다. S&P는 11일 워싱턴뮤추얼이 3분기 모기지 관련 손실이 63억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하자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투기등급(junk)인 'BB-'로 3단계나 낮췄고, 워싱턴뮤추얼의 주가는 15일 26.4% 급락한 2.00달러로 마감했다.

■ 지금은 고름을 짜내는 단계?

AIG는 다우존스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안에 포함되고 자산이나 고용 규모 등이 워낙 커서 파산할 경우 리먼보다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최악의 경우 AIG까지 파산하더라도 대형 금융회사들이 여럿 무너지는 '쓰나미'가 지나가면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내놓고 있다.

지금 당장은 아프지만 상처에 칼을 대고 고름을 짜 내는 단계이고,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패니메이 등 국책 모기지업체 위기 다음엔 리먼과 메릴린치 부실이 문제가 될 것은 시장이 예상했던 바"라며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인 만큼 시장 안정은 오히려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금융구조조정에서 핵심인 6개 회사 중 5개가 해결을 위한 가닥을 잡은 만큼 리먼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이 휘청대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먼 파산이나 메릴린치 피인수가 금융위기의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는 금융위기가 정점을 통과한다는 신호로 보는 게 맞다"며 "단기 악재, 중장기적 호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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