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큐레이터 토비아스 버거(39)가 10월 8일 경기 용인시에 개관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학예연구실장으로 부임했다. 외국인이 국내 공공 미술기관의 학예실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9월 1일자로 업무를 시작한 버거 실장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예술가인 백남준의 정신을 이어받은 아트센터에서 일하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힌 뒤 "외국 기관들과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백남준아트센터가 새로운 예술의 담론을 만들어내는 국제성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이 아트센터의 한 부분이 되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것이며, 장르를 넘나드는 복합예술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남준의 삶과 예술정신을 그대로 아트센터의 방향성으로 옮길 것이라는 말이다.
독일 루르 대학에서 예술사와 경제학을 전공한 버거 실장은 리투아니아 발틱 국제미술 트리엔날레 예술감독,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트스페이스 디렉터, 홍콩의 현대미술기관인 파라사이트의 디렉터 등을 거쳤다. 2005년 광저우 트리엔날레와 2006년 부산 비엔날레 전시기획에 참여하는 등 아시아 미술에도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는 어린 시절 백남준과 만났던 개인적 인연도 소개했다. 그의 아버지는 백남준을 비롯한 플럭서스(1960~70년대 일어난 전위예술운동) 예술가들을 지원한 컬렉터였다.
"제가 10대 시절이었던 1980년대 많은 예술가들이 비스바덴의 집에서 머물곤 했고, 뒤셀도르프 주립 미술아카데미 교수였던 백남준도 2~3주쯤 함께 산 적이 있습니다. 요셉 보이스의 전시를 바라보던 백남준의 뒷모습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6개월 전 버거와 처음 접촉했을 때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참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인 동시에 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도 깊어 백남준아트센터의 첫 학예연구실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도가 백남준의 문화유산을 보존, 계승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2001년 백남준 생존 당시 논의한 건립기본계획에 따라 7년 만인 지난 4월 완공됐다.
개관을 기념해 10월 8일부터 2009년 2월 5일까지 4개월 동안 '백남준 페스티벌'을 연다. 미래 예술로의 도약을 의미하는 'NOW JUMP'라는 타이틀 아래 19개국 103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글ㆍ사진=김지원 기자 eddi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