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훈련을 모두 마친 시간. 다른 선수들이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신발끈을 풀고 있을 때, 림을 향해 끊임없이 슛연습을 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자유투 라인에 선 하승진(23ㆍ222㎝)의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서려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서너 차례 볼을 바닥에 튕긴 하승진은 큰 손으로 볼을 감싸 쥐고 림을 향해 조심스레 슈팅을 시도한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니까 안 들어가잖아! 자연스럽게 올려!"
하승진의 자유투를 지켜보던 허재 KCC 감독의 입에서 불호령이 떨어진다. 허 감독이 지적한 하승진 자유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자연스러운 슛동작이다. 허 감독은 "손목을 꺾지 말고 자연스럽게 연결 동작으로 던져야지. 볼을 털지 말고 부드럽게 림에 올려놓는다고 생각하란 말야!"라며 하승진을 향한 고함을 멈추지 않는다.
222㎝의 거인 하승진이 합류한 KCC는 서장훈, 마이카 브랜드(이상 207㎝), 브라이언 하퍼(203㎝) 등과 함께 역대 최강의 고공라인을 구축했다. 그러나 하승진의 형편없는 자유투 실력이 허재 감독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지난 2004년부터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했던 하승진은 자유투 성공률이 50%(24개 중 12개 성공)에 그쳤다. 이 때문에 각 팀은 효과적인 파울을 하승진에게 집중시켜 공격의 맥을 끊는다는 복안이다. 경기 막판 중요한 순간 하승진의 부정확한 자유투는 상대팀의 집중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담감을 갖고 있는 하승진에게 현역 시절 최고의 슈터로 군림했던 허 감독의 개인지도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정도의 신체 조건이면 손이 너무 크기 때문에 볼을 감싸 쥐게 된다.
일반인들이 핸드볼 공을 들고 작은 림에 던지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부담감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공을 밀어낸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감독은 "승진이의 자유투가 많이 좋아졌다. 10개를 시도하면 6,7개는 성공시키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확한 자유투까지 장착한 222㎝의 거인 하승진이 올 겨울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용인=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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