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가 들어간 단어가 많다. 원래 알파(α)는 그리스 알파벳 첫 글자, 이 때문에 학업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 있어서 남자에게 뒤지지 않는 엘리트 여성을 뜻하는 '알파걸'(Alpha Girl)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금융시장에서도 '알파'가 각종 펀드 이름에 자주 등장한다. 펀드 운용에 있어서 '정기예금+알파'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이다. 대박 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하락하자 높은 수익보다는 손실위험을 줄이면서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게 '파생상품펀드'다. 주가지수가 하락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물론 주가지수가 정해진 구간까지만 하락했을 경우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주가지수가 투자시점 대비 30%이상 하락하지 않을 경우 20%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파생상품펀드가 있다고 하자. 가입시점 주가지수가 1,500포인트라면 1,050포인트(30%하락) 이하로 하락하지 않을 시엔 은행 예금 금리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파생상품펀드는 이름만큼이나 상품구조도 복잡해 상품을 제대로 알고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투자자는 제시수익률과 원금보존이라는 말만 듣고 투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위험 없는 펀드는 없다. 제대로 알고 투자하지 않으면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똑똑한 알파걸도 파생상품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꼼꼼히 점검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첫번째는 수익구조.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 원금 손실이 어떻게 되는지 이해해야 한다. 특히 수익률을 결정하는 기초자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같은 특정종목의 주가가 될 수도 있고 코스피200지수가 될 수도 있다.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결정될 수도 있다. 요즘 같은 조정 장세에서는 제시된 수익은 다소 낮더라도 하락기준이 높은 상품이 안정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30%하락하지 않으면 20%수익을 지급하는 것보다 40%하락하지 않으면 15%수익을 지급하는 구조가 위험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환매와 관련된 문제이다. 파생상품펀드은 수익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복잡한 운용방법을 사용하므로 중도에 환매가 안 되는 상품도 있다. 투자자가 부득이 중간에 환매를 해야 한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항상 본인의 자금운용 계획에 맞는 상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파생상품펀드는 이왕이면 주가가 낮을 때 가입하면 좋다. 그만큼 어느 정도 하락 구간까지는 손실이 없거나 손실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파생상품펀드에 가입하고자 할 때는 투자자는 똑똑하고 냉철한 '알파걸'이 되어야지 '오메가걸'(오메가는 그리스어 마지막 알파벳)이 돼서는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투자자가 생각한 방향과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상문 삼성증권 PB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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