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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들에 한국어 배우는 '남아공 형제'/ 이민 2세 김유승·규완 최전방 자원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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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들에 한국어 배우는 '남아공 형제'/ 이민 2세 김유승·규완 최전방 자원 입대

입력
2008.09.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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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평생을 산 남아공 국적의 형제가 자진 입대했다. 우리말을 거의 몰랐던 형제는 군 복무를 위해 한국어를 익히는 열의를 보였다.

주인공들은 이달 초 중부전선 최전방 백골부대에 배치돼 군 생활을 시작한 김유승(24)ㆍ규완(22) 이병. 부모의 이민으로 남아공에서 태어난 형제는 남아공 국적을 자연스럽게 취득했지만 부모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 우리 나라 국적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군 복무 연령이 되면서 선택의 시간이 왔다.

군 복무를 하지 않아도 됐지만, 그러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 형제는 망설임 없이 동반 자원입대를 결정했다.

형 김유승 이병은 “단지 국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반 자원 입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며 “언어 소통도 힘든 낯선 환경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군 생활을 하고 싶었고, 이런 계기를 통해 형제애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형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형제는 군 생활의 빠른 적응을 위해 연세어학당에서 9개월 간 한국어를 배웠다. 지난 7월22일 입대해 무사히 훈련을 마친 형제는 9월1일 백골사단 진백골대대에 함께 배치받았다. 장한 결정을 내린 형제를 응원하기 위해 부모님 역시 한국으로 와서 생활하고 있다. 부모님은 형제가 제대할 때까지 고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입대 후 이들은 전우들로부터 한국어를 배우고,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수월하게 군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동생 김규완 이병은“군 복무를 마치면 남아공으로 돌아가 공부를 계속하려고 했는데 요즘은 고국이 너무 좋아서 고민 중”이라며 웃었다.

진백골대대의 고창준(3사26기)대대장(중령)은“건강한 신체를 가지고도 군복무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형제는 자신감을 가지고 군 생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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