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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홍준표' 어디로…"책임지겠다" 사의 표명… 당 안팎선 반대의견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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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홍준표' 어디로…"책임지겠다" 사의 표명… 당 안팎선 반대의견 많아

입력
2008.09.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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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밤 11시께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앞으로 민주당을 상대하려면 이렇게 기다릴 일이 많을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안 본회의 처리를 위해 대기 중인 의원들을 격려했다. 이때만 해도 한나라당의 추경안 처리 계획이 착착 진행되는 듯 보였기에 홍 원대표의 표정은 더 없이 밝았다.

하지만 불과 5시간 뒤 홍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는 처지가 됐다. 원내지도부가 추경안 강행 처리 방침을 세우고도 정작 국회 예결특위와 본회의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국회 통과가 어이 없게 무산됐기 때문이다. 12일 새벽 소집한 의총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홍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정권 원내공보부대표는 “원내부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도 동반 사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순식간에 누더기가 됐다. 그는 “의원 장악력도, 원내 전략도 없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친이명박계 초선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개인 논평을 내 “이번 사태는 원내대표단의 행태가 빚은 구조적 참사”라며 “원내대표단은 후임 원내대표단을 위해 신속하게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18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를 시작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집권여당 원내지도부가 공석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는 홍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가 막 시작됐고 항해가 많이 남아 있는데 선장이 뛰어내리면 되느냐”고 했고, 정몽준 최고위원도 “원내대표단이 계속 열심히 임무를 수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엔 홍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한동안 민주당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고, 청와대와 소통하며 국회를 돌파력 있게 이끌어 갈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물론 “홍 원내대표가 이미 큰 타격을 입은 만큼 차라리 원내지도부를 교체해 분위기를 바꾸는 게 낫다”는 강경론도 일부 있다. 청와대에선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지만, 당이 흔들리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추석 연휴를 지나며 민심과 당 안팎의 분위기가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홍 원내대표의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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