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치러진 대선 결과를 놓고 격하게 대립했던 로버트 무가베(84) 짐바브웨 대통령과 야당 지도자인 모간 창기라이(56) 민주변화동맹(MDC) 총재가 거국정부를 구성해 권력을 분점하기로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무가베 대통령의 28년 장기 독재가 막을 내리게 됐지만 향후 거국내각 구성 지분과 양측의 역할, 군부의 움직임 등 변수가 많아 짐바브웨가 완전한 경제재건과 민주화로 가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양측의 협상을 중재해온 타보 움베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11일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무가베 대통령과 창기라이 총재가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권력을 분점하기로 합의했다"며 "두 지도자가 15일 합의안에 정식 서명하고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협상으로 짐바브웨가 곧바로 살인적 인플레에서 벗어나고 정치안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외신의 한결 같은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거국정부에서는 무가베가 대통령, 창기라이 총재가 총리를 맡는 것이 유력하다"며 "원수나 다름없이 대립해온 두 지도자가 같은 배에서 조화롭게 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권력분점 협상이 타결됐다는 것은 양측이 장관 임면권 등 구체적 사안에서 합의를 했음을 의미한다"면서도 "기능적 권력 분점에 합의했더라도 실질적인 권력 행사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AP통신은 "무가베 정권의 장기독재를 가능케 했던 군부가 합의안을 이미 용인한 것인지, 무가베 대통령이 군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인지 불확실하다"며 "거국 정부가 군부를 얼마나 적절히 통제하느냐가 향후 정치적 안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만 퍼센트가 넘는 인플레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짐바브웨 경제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영국, 미국 등 서방 세계도 짐바브웨 지원에 신중한 입장이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짐바브웨 권력 분점안이 대선 1차 투표 결과를 얼마나 반영하는지에 따라 경제제재 해제와 지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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