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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로비스트 원조 박동선씨, 美서 복역 마치고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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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로비스트 원조 박동선씨, 美서 복역 마치고 귀국

입력
2008.09.1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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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미국 연방경찰(FBI)에 체포돼 현지 교도소에서 복역해 온 박동선(73)씨가 12일 새벽 4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년8개월만에 귀국한 박씨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보스턴 소재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박씨는 입국장에서 "부덕의 소치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국내외의 많은 친구와 국민들이 끊임없이 편지와 면회 등으로 위로와 격려를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항에는 누나 박숙란(76ㆍ백낙환 인제대 백병원 이사장 부인)씨 등 가족과 2002년 3월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차인(茶人) 연합회' 회원 20여명이 나와 박씨를 맞았다. 박씨는 한남동 사무실에 잠시 들렀다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일산 백병원으로 향했다.

박씨는 입국 직후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FBI가 자신을 불법 납치했으며, 적용된 혐의도 잘못됐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박씨는 "유엔을 싫어하는 미국 일부 보수파가 유엔의 전ㆍ현직 간부를 옭아매는 과정에서 내가 희생양이 됐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검찰이 2년 넘게 나의 비리 혐의를 찾으려 애썼지만 찾아내지 못하자 '로비스트 미등록'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왕성한 재기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활용해 나이지리아와 가나 등 서아프리카 지역의 유전 확보 등 정부의 에너지 외교를 지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935년 평남 순천 출신인 박씨는 17세때 도미(渡美),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한 뒤 고급 사교클럽을 만들어 미국 정관계 거물급 인사와 교분을 쌓으며 한국과 아랍 등 각국의 로비스트로 활동해왔다. 특히 1970년대 중반 박정희 정권을 위해 펼친 의회로비 활동이 폭로돼 '코리아 게이트'로 번지면서 한미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96년부터 2003년까지 유엔이 주도한 '이라크 석유를 팔아 이라크에 식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관여했는데, 이 과정에서 후세인 정권에서 250만 달러를 받은 혐의가 인정돼 미국에서 복역했다. 당초 5년형이 선고됐으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3년1개월로 감형된 뒤 최근 '모범수 감형' 조항을 추가로 적용 받아 만기를 5개월 앞두고 출소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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