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에도 불구 추석연휴를 별다른 동요없이 차분하게 보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예년과 달리 추석 당일 언론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그의 건강이 거동이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성산 혁명열사릉과 신미리 애국열사릉, 만경대에 있는 증조부모와 조부모의 묘소에 화환을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또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에서는 김영일 내각 총리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만경대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환 진정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은 북한의 국립묘지에 해당하는 곳으로 김 위원장은 매년 추석 때 이곳에 화환을 보내왔다.
북한은 또 김 위원장이 14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생일을 맞아 축전을 보낸 사실도 공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연휴기간 동안 성묘, 민속놀이, 달 구경 등 추석의 풍습을 소개하고 전국 씨름경기를 중계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평온한 추석 분위기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특히 노동신문은 이날 정론을 통해 “명절날 하루만이라도 가족들과 편히 쉬고 싶지만 개인적인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혁명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한은 이 달 예정된 국제행사도 예정대로 치를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으로 권력 암투가 시작됐거나 대외관계를 조정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7일부터 열리는 제11회 평화국제영화축전에는 이미 40여개 국이 신청서를 냈고 미국의 택배회사인 DHL이 사상 첫 외국계 후원사로 나서고 있다. 22일부터 열리는 제4차 평양 국제상품전람회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150여개 기업이 참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통상 추석 당일이나 그 이전에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과 달리 올 추석 때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화면에서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군부대 축산기지 시찰(2007년), 인민군협주단 공연관람(2006년), 모란봉 극장 시찰(2005년) 등을 통해 매년 추석에 맞춰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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