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3ㆍAS 모나코)이 드라마틱한 데뷔전을 치르며 프랑스 르샹피오나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한가위를 맞아 시원한 골 세리머니로 각급 축구 국가대표팀의 졸전으로 답답했던 축구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박주영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모나코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로리앙 FC와의 2008~09 프랑스 르샹피오나 5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1골 1어시스트로 2-0 완승을 이끌었다.
주위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며 새로운 팀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이어져 온 침체기를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의미도 있다.
AS 모나코는 ‘에이스’를 의미하는 배번 10번을 부여하고 일시 귀국을 만류하며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시키는 등 박주영에게 적지않은 기대를 표현했다. 그러나 새로운 리그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히카르두 고메스 감독은 박주영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팀의 전술 주축인 플레이메이커 카멜 메리앙은 “박주영이 공격수로서 필요한 모든 재능을 갖추고 있지만 르샹피오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인내심을 갖고 박주영을 지켜봐줄 것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한편의 영화 같은 데뷔전을 치르며 이 같은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입증했다.
4-4-2 포메이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25분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는 공간 침투로 선제 결승골을 작렬했고 후반 26분에는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한 킬 패스를 찔러줘 프레데릭 니마니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박주영은 이날 활약으로 고메스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했다. 고메스 감독은 경기 후 “기술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 경기의 MVP”라며 박주영을 극찬했다. 박주영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장 자크 고소는 “우리가 연습했던 다이내믹한 축구를 구체화시킨 경기였다. 박주영은 첫 경기임에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며 박주영의 화려한 데뷔전을 높이 평가했다.
팀 훈련에 합류한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료들과 절묘한 호흡으로 두 차례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박주영의 향후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박주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담을 느꼈지만 동료들 덕에 좋은 경기를 했다. 프랑스 축구는 스피드가 높아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박주영은 22일 오전 전통의 명문 올림피크 마르세유와 원정경기에서 골 사냥에 나선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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