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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기념앨범 봄여름가을겨울 인터뷰 "이번 앨범은 12명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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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기념앨범 봄여름가을겨울 인터뷰 "이번 앨범은 12명의 사랑 이야기"

입력
2008.09.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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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지쳐 풀렸고, 머리는 취기로 무겁던 새벽 2시의 골목.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대낮의 늦더위 때문인지 밤안개는 일찍 피어 올랐고 베이스 음은 그래서 더욱 또렷하게 들렸다.

'어쿠스틱'하다 못해 LP판의 잔 결이 만져질 것 같은 전태관의 퍼커션과 김종진의 보컬. 이상스럽게 울컥한 기분이 든다. 20년 전 봄여름가을겨울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왔던 1집 앨범의 데자뷰일까.

9일 선보인 그들의 20주년 기념 앨범 '아름답다, 아름다워'는 그때처럼 여전히 청각도, 시각도 아닌 촉각에 가장 먼저 닿았다.

추석 연휴 전 광화문 앞 카페에서 마주한 김종진과 전태관은 두툼한 두께의 CD를 건넸다. 얇은 시화집이라도 되는 듯 이야기와 사진이 앞서고 정작 CD는 가장 끝장에 담겼다.

"모든 것에 대한 해답, 바로 사랑이 이번 앨범의 큰 카테고리예요. 이제 사람으로 치면 성년의 나이가 된 봄여름가을겨울이 다뤄야 할 주제라 생각했어요. 평소 알던 12명의 사람을 3월부터 만나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했죠.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들이 내놓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재료로 앨범을 만들었어요."(김종진)

첫곡 '자주빛 와인과 그녀의 웃음'부터 마지막 '형의 기타'에 이르도록, 13곡에 담긴 가사와 선율은 그래서 가슴에 깊이 박힌다.

"제대로 계획을 잡고 완전히 '작가주의'에 입각해 인터뷰를 시작했죠. 평소 알던 사람들이지만 인터뷰는 정말 어려웠어요. 사랑을 묻는 게 쉽지 않더군요. 12명의 이야기의 흔적을 앨범 수록곡에서 발견하긴 어렵습니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전부 블렌딩해서 봄여름가을겨울의 필터로 거른 후 노래로 만들었기 때문이죠."(전태관)

정규앨범으로 8집이기도 한 '아름답다, 아름다워'는 예상했던 것처럼 1집을 향한 회상이다. 김종진과 전태관은 1집 시절을 기억나게 하는 '장치' 들을 몇 개 심어놨다고 말한다.

"앨범 작업을 오래 했죠. 2002년부터니까요. 하지만 녹음은 딱 한 달 만에 마쳤어요. 말도 안되게 빨랐죠. 1집이 이랬어요. 그때도 두 달 만에 털었으니까요. 이건 일종의 사인이에요. 20주년 기념이니까 1집의 향수를 담아보자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 아는 향수가 아닌 우리만의 것으로요. 모든 프로세스를 과격하게 돌려서 빠르게 녹음했어요. 첫 곡을 연주곡으로 시작하고 노래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의 콘셉트로 나눠 배치한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죠."(김종진)

곡들의 스타일은 전체적으로 클래식과 월드뮤직이 리드한다. 전제덕의 하모니카, 스윗소로우의 코러스, 배일환 교수의 첼로가 따뜻하면서 맥박이 뛰는 멜로디를 들려준다.

"월드뮤직, 특히 라틴음악 분위기를 담으려 했어요. 우리 앨범에선 처음이죠. 월드뮤직 쪽으로 간다는 게 여러 방법이 있지만 타악기 연주에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이번 앨범에선 태관이 드럼을 놓고 라틴 퍼커션으로만 연주한 게 절반이나 됩니다."(김종진)

"녹음이나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브라질에 가려 했지만 이전 앨범 때 헝가리에서 고생한 기억이 있어 포기했어요. 20년을 하다보니 몸도 사리게 되고요. 하하!"(전태관)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에게 '사랑의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답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인터뷰해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사랑은 힘들었지만 그 기억이 있어서 산다고들 했죠. 앨범 타이틀곡 '슬퍼도 울지 않을 거야'가 바로 그 의미예요. 저희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사랑의 기억들이 남겨준 건 감탄사'라고 말하고 싶네요. 구체적인 건 우리가 유부남이라 말 못하겠네요. 이해해 주세요. 하하!"(봄여름가을겨울)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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