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추석을 앞두고 귀성행렬로 붐비기 시작한 기차역 등에서 민심잡기에 주력했다. 여야 모두 귀성객들에게 즐거운 추석 명절을 기원하는 인사를 하면서도 홍보 방향은 전혀 달랐다. 한나라당은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며 정부의 경제 회생 의지를 부각하려 애썼고, 민주당은 ‘정부의 감세안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정부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전여옥, 진수희 의원 등과 함께 영등포역에서 ‘경제 살리겠습니다. 고향 잘 다녀오세요’라고 적힌 파란색 어깨띠를 두르고 귀성객들에게 환송인사를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새벽 추경안 통과가 무산된 것과 관련, “추경안 통과가 불발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가진 것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석연휴에 한나라당은 전국의 민심을 폭 넓고 깊게 담아와 향후 국정운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연휴기간 감세법안 등 정부의 주요 정책을 소개한 특별 당보 25만부를 배포할 예정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김민석, 김진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두 그룹으로 나눠 서울역과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즐거운 명절을 기원했다. 민주당은 현장에서 배포한 홍보물에서 정부ㆍ여당의 감세정책과 추경예산안은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내용과 여권의 언론 장악음모 및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비리 등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았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중구 태평로지구대를 찾아 경찰관들을 격려했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도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을 상대로 거리 연설회를 가졌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추석 인사를 달갑지 않아 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귀성객은 한나라당의 방문으로 역내가 혼잡스럽게 되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들은 뭐하고 있는 거야"라고 큰 소리로 항의하기도 했고, 홍보물을 건네는 한 민주당 의원에게는 “됐다”며 거절하는 시민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을 깜짝 방문해 촛불시위 진압 과정에서 부상당한 전ㆍ의경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무수행 중인 장병들이 폭행 당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정당한 공권력 확립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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