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때는 1년간 골프채를 놓으며 방황하기도 했지만 이런 영광이 올 줄은 몰랐다.”
서희경(22)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1년만에 3주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서희경은 지난 13일 중국 상하이 빈하이골프장(파72)에서 끝난 빈하이레이디스오픈에서 3라운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서희경은 지난달 하이원컵 SBS채리티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KB국민은행 스타투어 3차대회와 빈하이오픈까지 3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1996년 박세리(31), 1997년 김미현(31)에 이어 11년만이자 역대 KLPGA 세번째 3주 연속 우승 기록이다.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서희경은 방송사 인터뷰 등의 빽빽한 스케줄 때문에 추석연휴도 반납했을 정도로 인기를 실감했다. 연휴 마지막날인 15일 방송사 2곳에 출연하기 위해 이동 중에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서희경은 “첫 우승을 하고 나서는 단순히 자신감만 생겼는데 순식간에 3승을 하면서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서희경은 골프를 하기 전에 수영을 했지만 중이염으로 고생하면서 수원 효성초 4학년 때부터 골프채를 잡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선수를 했던 아버지 서용환(51)씨의 권유였다. 평소 차분하고 착해 집에서 ‘공주님’으로 불리는 서희경도 한 때는 골프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서희경은 “사춘기인 중학교에 진학할 때쯤 친구들과 놀고 싶어 1년간 아예 골프채를 잡지 않은 적이 있다”고 털어왔다.
서희경이 골프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예비 수의사를 꿈꾸며 도서관에서 책과 싸움을 하는 ‘수의학도’의 모습이었을 것. 서희경은 “길을 가다가도 강아지를 보면 한동안 같이 놀고 갈 정도다”면서 “골프를 하기전에는 수의사가 꿈이었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신세대답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최근에 대학생인 남자친구와 사귀고 있는데 그 친구가 복덩이 인 것 같다. 사귄 지 얼마되지 않아 세 번씩이나 우승했으니…”라며 웃었다.
서희경은 국내 대회에서 3주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아직도 배가 골프다. 시즌 목표를 3승에서 5승으로 늘려 잡았고 국내에서 상금왕 대상 등 모든 타이틀을 거머쥔 뒤 일본과 미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서희경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권하는 골프팁은 ‘생각하는 연습과 즐기는 라운드’다. “아마추어분들은 보통 연습장에서 볼을 때리는데만 신경쓰는 것 같다. 자신의 샷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체계적인 연습이 필요하며 정작 필드에 나가서는 스코어에 연연하기보다 주변 경치도 보며 즐기는 골프를 하면 한층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그는 조언했다.
한편 서희경은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SK인비테이셔널에서 4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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