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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벼락 맞은 울주군 온산읍/ "땅속 잡석 팔아… " 한마을 110억 횡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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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벼락 맞은 울주군 온산읍/ "땅속 잡석 팔아… " 한마을 110억 횡재

입력
2008.09.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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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농어촌 마을에서 공단도시로 변모 중인 울산 울주군 온산읍이 땅속에 묻힌 잡석으로 뜻하지 않은 돈벼락을 맞았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비축기지 추가 조성과정에서 생산된 버력(광물성분이 섞이지 않은 잡석)을 바다 매립용 골재로 팔아 2년여간 110억3,000만원을 벌어들인 것. 이 돈은 2만2,000여 주민들에게 그냥 나눠줘도 1인 당 50만원씩 돌아갈 만큼 거액이다.

주민들은 최근 울주군에 의해 지역발전특별회계(특정 지역 발전 용도로만 사용하기위한 예산)로 편성된 이 돈을 수익사업의 종자돈으로 사용할지, 지역발전을 위해 학교나 연구시설 유치에 사용할 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잡석이 이렇게 큰 돈으로 바뀌게 된 데는 돌이 모자란 지역 사정이 한 몫 했다. 국내 대표적인 공업도시 울산은 잇따른 공단이나 신항만 조성 공사로 인해 늘 골재가 부족했다.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되는 질 낮은 잡석도 이 곳에서는 대환영이었다. 실제 지역에서는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 민둥산을 허물어 골재로 개발할 것을 요구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석유공사가 2006년 7월부터 온산읍 학남리 일대 추가 석유비축기지 조성을 위해 너비 18m, 높이 30m, 길이 수㎞의 지하동굴을 파내면서 생긴 잡석 210만㎥는 보물이나 다름 없었다.

외지에서 대형 트럭을 통해 잡석을 구입해 오던 신항만 개발 사업자들은 너도 나도 이 잡석을 구하겠다고 달려들어 잡석 값은 당초 ㎥당 3,497원을 뛰어넘어 ㎥당 5,232원에 팔려나갔다. 무려 67%나 폭등한 금액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돌을 금같이 본' 지역 주민대책위의 혜안도 빼 놓을 수 없었다. 2006년 석유공사와 비축기지 추가건설에 따른 피해보상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 지역에 암반이 많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잡석 판매액을 주민에게 돌려줄 것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신항만 공사를 벌이는 지역 실정상 잡석 값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 터였다.

공사 역시 기피시설 확장에 흔쾌히 동의해준 주민들을 위해 잡석 값을 양보했다.

대책위 김모씨는 "울산에 늘 돌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잡석 값이 이렇게까지 큰 돈이 될 줄 몰랐다"면서 "타 읍면 주민들로부터 그 큰 돈을 어디다 쓸 거냐고 시기어린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잡석 판매금액을 일반회계에 편성, 관리해 오던 군도 당초 약속대로 이 돈을 최근 온산읍 발전과 주민숙원사업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특별회계로 전환했다. 또 돈의 무절제한 사용을 막기 위해 군의회 의결을 거쳐야 집행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해두었다.

그 동안 온산읍에서는 2000년 S-oil 공장 건립 당시 5억원, 2001년 동해가스기지 조성 7억원, 2006년 석유비축기지공사 기부금 12억원 등 2000년 이후 현금 지원만 20억원대에 이르렀으나 주먹구구식 관리구조로 유용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울주군 관계자는 "보상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 주민과 주민요구에 귀를 기울인 공사, 돈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울주군 모두 흡족해 하고 있다"면서 "주민 의견이 모아지는 대로 온산읍 전체를 위한 복리증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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