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스미트 지음ㆍ김하락 옮김/랜덤하우스 발행ㆍ416쪽ㆍ1만3,000원
데이비드 베컴이 골을 넣거나 이승엽이 홈런을 터뜨릴 때, 또는 박태환이 물살을 가르는 순간.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상태에서 사람들의 눈은 스포츠 브랜드에 노출된다. 그 광고 효과는 수치로 어림하기 힘들 만큼 강렬하다. 따라서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대형 스포츠대회의 이면에는 어김없이 스포츠 기업들의 치열한 전쟁이 존재한다.
이 책은 스포츠 기업들의 불꽃 튀는 경쟁의 세계를 아디다스와 푸마의 역사를 중심으로 펼쳐 보인다. 아디다스 창업자 아디 다슬러와 푸마 창업자 루디 다슬러 형제의 전기이면서, 형제가 이룩한 두 업체의 역사를 다룬 기업사이기도 하다. 나치의 스포츠 진흥 정책이 형제에게 준 기회, 재산분할을 둘러싼 반목이 아디다스와 푸마라는 두 독립 기업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과정 등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된다.
중반부터는 아디 다슬러의 아들 호르스트의 활동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호르스트는 스포츠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간파한 인물. 그는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그리고 정치계에 접근해 세계적 거물로 성장한다. 호르스트와 사촌 아르민(루디 다슬러의 아들), 그리고 급성장한 나이키 등 스포츠 기업 빅3의 쟁탈전은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다슬러 가문의 우여곡절과 스포츠 마케팅의 비정함이 엮어지는 중간중간 각종 스포츠 브랜드와 스포츠 스타들의 이야기가 페이지를 채운다. 아레나, 스피도, 나이키 에어 등의 상품이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그리고 제시 오웬스, 나디아 코마네치, 데이비드 베컴 같은 스타들이 빅3 업체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가 드러난다.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인터뷰하고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씌어져 현장감이 살아 있다.
유상호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