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은 이승엽(32)을 2군으로 내려보내면서 “14일 야쿠르트전에는 꼭 1군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승엽을 2군으로 내린 것은 우승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하라 감독은 지난 5~14일 야쿠르트, 주니치, 야쿠르트로 이어지는 9연전을 대비해 애드리안 번사이드를 1군에 올리는 등 마운드를 강화했다. 외국인선수 1군 엔트리 등록 4명이라는 규정상 이승엽을 2군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하라 감독의 전략대로 센트럴리그 2위 요미우리는 ‘지옥의 9연전’에서 4연승을 포함해 5승(3패, 1경기는 우천 순연)을 거두며 1위 한신과의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한때 요미우리는 한신에 10경기차까지 뒤졌었다.
15일 현재 한신은 19경기, 요미우리는 1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신이 여전히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두 팀은 19~21일 3연전을 비롯해 5번 더 싸워야 한다. 얼마든지 요미우리의 역전이 가능하다. 요미우리는 시즌 맞대결에서 한신에 9승10패로 한 경기 뒤져 있지만 최근의 페이스로만 보면 밀릴 이유가 조금도 없다.
팀의 사활이 걸린 순간, 이승엽이 우승 청부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승엽은 14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전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0-0이던 2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요시노리의 초구 낮은 슬라이더를 가볍게 밀어 선제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7월27일 야쿠르트전에 이은 시즌 2호 홈런.
경기 후 이승엽은 “그동안 팀에 공헌할 기회가 없었지만 최후에는 나의 존재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베스트 스윙을 할 수 있었다. 원하는 공이 들어오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타율 2할7푼4리 30홈런 74타점으로 팀의 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던 이승엽은 올해는 손가락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복귀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이승엽은 올시즌 한신전에서 3할1푼8리(22타수 7안타)로 강했다. 이승엽이 2년 연속 우승의 청부사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한편 이승엽은 15일 요코하마전에서는 불넷 1개만 골라내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요미우리는 6-4로 이겼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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