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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화, 우린 왜 B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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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화, 우린 왜 B급만?

입력
2008.09.1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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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6월 개봉해 쏠쏠한 인기를 모았던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두말할 것도 없이, 지구촌의 시청자를 사로잡은 동명의 TV드라마가 모태였다.

미국 영화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www.boxofficemojo.com)에 따르면 이 영화는 6,5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미국에서만 1억5,261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전세계적으로 제작비의 6배 가까운 3억8,873만달러를 긁어 모았으나 아직 DVD 판매와 방송판권료 등의 수익원이 남아있다. 원소스 멀티유스의 위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 인기 드라마의 스크린화, 먼 길

성공한 TV드라마의 스크린 나들이나 대박 영화의 브라운관 외출은 돈을 좇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미국영화 '엑스파일: 나는 믿고 싶다'나 일본영화 '꽃보다 남자', 미국의 TV드라마 '사라 코너 연대기' '블레이드' 등은 그런 태생적 명령에 충실한 작품들이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동명의 영화를 기원으로 한 드라마 '타짜'와 '친구'가 시청률 잭팟으로 영화의 흥행 대박을 이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대박 드라마의 영화화는 아직도 남의 나라 이야기다. 대신 소수가 열광했거나 하고 있는 이른바 B급 드라마의 스크린화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최근 개봉했던 '올드 미스 다이어리: 극장판'과 '전설의 고향'은 시청률이 10% 내외였던 드라마들을 밑그림으로 했고, 25일 개봉하는 '사랑과 전쟁: 열두번째 남자'도 주류라고 말할 수 없는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뿌리로 하고 있다.

■ 연속극 대접 받는 방송 풍토 탓

여의도와 충무로의 많은 관계자들은 포맷을 주류 드라마의 스크린 진출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꼽는다. 국내 드라마는 한 회를 놓치면 이야기의 맥을 놓칠 수 있는 연속극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등은 인물구도와 캐릭터를 기본 축으로 매일매일 다른 에피소드를 선보이는 시트콤 류의 드라마가 대세다.

대표적 연속극인 주말드라마는 석달간 방영될 경우 얼추 잡아도 24회. 1시간30분에서 2시간 가량인 상업영화가 품어내기엔 너무나 방대한 양이다.

반면 에피소드형 드라마는 이야기 서술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TV에서 볼 수 없던 내용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나 '부부클리닉…'처럼 정통과는 결을 달리하는 드라마들이 영사기를 타거나, '수사반장'이나 '안녕 프란체스카'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충무로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는 "TV를 통해 이야기를 충분히 즐긴 관객들이 영화로 압축한 내용엔 매력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관객들은 한번 소비한 콘텐츠를 다른 식으로 다시 보려 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 여의도-충무로 이질감도 원인

하지만 포맷 탓만 할 수는 없다. 1997년 열도를 열광시킨 후 스크린 나들이를 4번이나 단행한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은 10부작 연속극이었다. 팔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이야기 가공은 절대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님을 '춤추는 대수사선' 등 일본의 여러 성공사례는 방증한다.

이 때문에 근원적 문제점을 여의도와 충무로의 이질감에서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방송작가 위주의 TV드라마와 감독ㆍ제작자가 중심인 충무로의 제작환경 등 양측의 풍토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이녹영 KBS 드라마기획팀장은 "(양쪽은) 잘 통할 것 같으면서도 잘 안 통한다"며 "우리가 제시한 안을 영화 쪽에서 잘 안 받아들이는 등 양쪽의 갭이 잘 줄어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심보경 영화사 보경사 대표는 "방송사들은 영화화 가능한 드라마 리스트를 영화사에 보낼 정도로 적극적이다"면서 "하지만 유명 방송작가들은 영화화를 불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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