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나온 <돈키호테> 완전번역본을 보고 무척 놀랐다. 1권이 750여쪽, 2권이 830여쪽에 달했다. <돈키호테> 가 원래는 그토록 무지막지한 분량이었다니. 어렸을 때 얇디얇은 <돈키호테> 를 읽은 적이 있다. 또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돈키호테가 좀 유명한가. 학교에서 너무나도 자주 들었다. 돈키호테> 돈키호테> 돈키호테>
한 마디로 말해서 돈키호테 모르면 간첩이었다.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는 너무 잘 아는 이야기인데 구태여 또 읽을 필요가 뭐 있담, 하고 원래의 것을 읽어볼 생각조차 안 했던 것이다. <돈키호테> 처럼 축약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흘러다니는 이야기 등을 통해 너무 익숙해져 원래 것을 안 읽었지만, 읽은 것처럼 생각되어, 읽히지 않는 명작들이 의외로 많다. 돈키호테>
대표적으로 <춘향전> 을 삼척동자도 아는 이야기처럼 생각하지만, <춘향전> 의 대표적인 판본을 원래 것대로 읽어본 사람은 극히 드물다. 어린이를 위해서, 바쁜 사람을 위해서, 축약본은 불가피할 테다. 또 다른 예술로의 재구성도 충분한 이유와 필요와 수요가 있을 테다. 하지만 그 바람에 각양각색으로 변형시킨 것만 사랑을 받고, 원래의 것은 거의 읽히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원래의 것, 진짜는 고독한 것이다. 춘향전> 춘향전>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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