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발표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세계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중국 등의 중앙은행이 금융 혼란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을 내놓는 등 각국 금융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 각국의 증시는 15일 일제히 급락했다. 대만의 가권지수가 지난 주 금요일에 비해 4.1% 떨어져 6,052.45로 장을 마쳤는데 이는 2005년 11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이다.
싱가포르와 인도 증시도 3% 이상 떨어졌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6.6% 감소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증시 역시 시가총액으로 5% 빠져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정은 유럽도 마찬가지여서 이날 런던 증시는 5%,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4% 하락한 채 거래를 시작했다. 특히 UBS, BNP 파리바 등 대형 은행주는 10% 이상 폭락하는 등 금융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주가 폭락 등 금융 혼란이 현실화하자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날 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5일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300억 유로를 투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단기금융시장에 50억 파운드(63억 유로)를 지원키로 했으며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국내외 관계기관과 협력해 적절한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이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에 따라 관련 주식 거래를 일시 중단시켰다.
일본의 금융감독청도 리먼브러더스의 일본 내 자산을 동결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국 6년 만에 금리 인하, 경기 부양 의지
연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동성 축소 및 인플레이션 조절에 주력해온 중국이 6년 만에 금리를 인하했다. 경제운용의 중심을 인플레이션 억제에서 경기 부양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금리를 현행 7.47%에서 0.27% 포인트 내려 7.20%로 조정하는 등 각종 표준 예대 금리를 하향조정, 16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25일부터 공상은행, 농민은행 등 주요 은행을 제외한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도 1% 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이날“국민경제의 건전하고 빠른 성장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일자리를 확대하고 경기 침체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단행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치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지를 읽을 수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0.7%에서 2분기 10.1%로 떨어졌으며 상반기 무역흑자도 지난해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이로 인해 7월까지 6% 정도 절상된 위안화 가치가 최근에는 절하되고 있다. 3분기에는 성장률이 한자리 수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지면 일자리 감소 등으로 정치사회적 압력이 증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1%를 웃도는 경제성장과 8% 대의 소비자물가인상률로 여섯 차례 금리를 인상했으나 올해는 세계 금융불안으로 금리를 묶어왔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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