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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 기웃기웃 "저게 뭐예요"/ 성인용품점, 학원·주택가서도 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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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 기웃기웃 "저게 뭐예요"/ 성인용품점, 학원·주택가서도 성업

입력
2008.09.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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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화동 주택가. 학원가에 가까운 곳인데도 분홍색 간판을 내건 성인용품점이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피임기구와 페로몬 향수 등 성기능 향상 제품은 물론, 사람을 닮은 실리콘 인형 '리얼 돌' 등 자위행위 기구까지 갖춘 점포 안에서는 입구에 걸린 '청소년 출입금지' 팻말이 무색하게 10대 청소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성인용품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몇 년 전만 해도 고속도로나 인적 드문 곳에서만 볼 수 있던 성인용품점이 주택가까지 파고 들고 있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판매 금지가 지켜지지 않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한국성인용품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영업 중인 성인용품점은 3,500개를 넘는다. 2001년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의 성인용품점 수를 262개로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7년 새 13배나 늘어난 것이다.

한국성인용품협회 정윤재 사무국장은 "1980년대 보따리상의 암거래 수준에 머물렀던 성인용품 시장 규모도 이제는 1,000억원대를 웃돈다"고 추정했다.

성인용품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성 의식 변화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 서울 영등포에서 성인용품점을 운영하는 정모(37)씨는 "과거에는 독신 남성이 주로 이용했으나 요즘은 연인이 함께 와 물건을 고르고 일흔 넘은 노인들도 성 보조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또 제품 특성상 불황을 타지 않고, 적은 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요인도 성인용품점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성인용품 공급업자 이모(49)씨는 "세무서 신고만 하면 되고 창업비용도 3,000만원 안팎"이라면서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오히려 창업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성인용품점이 주택가, 학원가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에서 200m 이상만 떨어지면 어디나 들어설 수 있어, 방과후 청소년이 몰리는 학원가 주변에 성업 중인 점포들이 많다.

더욱이 밖에는 '청소년 출입금지'라고 써 붙여 놓고도 신분증 확인을 거의 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청소년도 성인용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주부 정모(39)씨는 "초등학생 꼬마들까지 성인용품점 내부를 들여 다 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어떻게 이런 가게가 주택가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국의 관리가 허술하다 보니 건강을 해치는 불법 용품이 거래되는 경우도 많다. 엘제이비뇨기과 장수연 원장은 "성인용품을 잘못 사용해 피부염에 걸리거나 성기능이 일부 손상된 환자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며 "당국의 승인 없이 불법 거래되는 제품을 사용하다가 피해가 생기면 보상을 받을 수도 없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윤재웅 기자 ju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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