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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政談, 어떤 메뉴 고르시겠습니까

입력
2008.09.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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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는 풍성한 명절이다. 차례상에는 오곡백과가 오르고 온 가족이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하지만 이번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경제난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친척들을 많이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형제자매들은 추석 밥상에 모여 앉아 대화하면서 서로 상처를 보듬고, 여론을 형성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추석상에 오를 정치 화두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이번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경제 살리기 방안이 최대 메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 북한 동향이 될 것이다. 종교 편향 논란도 식탁 위에 오를 것이다. 여기에다 부동산 시장,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사교육비 증가와 교육제도 변화, 지역개발 등을 합치면 추석 화두는 크게 7가지로 압축된다.

9월 위기설은 가라앉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올해 생활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으나 주가는 폭락했다. 7월 5.9%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지수는 8월 5.6% 상승으로 한풀 꺾였지만 이 같은 상승률은 10년 만의 최고치이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사업에 실패하거나 실직한 사람들이 많아 친척들이 편한 마음으로 다 모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모인 친척들은 바닥 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도 "경제가 어려우므로 경제 살리기 방안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은 정부 여당이 내놓은 소득세 법인세 양도세 등의 감세안과 민주당이 제시한 부가가치세 인하 방안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적절한 지를 놓고도 토론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 수술 후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북한 군부의 움직임은 어떠한지도 주된 화제가 될 게 분명하다. 앞으로 북핵 해법은 어떻게 될지, 누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것인지도 관심 거리가 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종교 편향 논란 역시 화두에 오른다. 이 대통령의 유감 표명이 불교계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것인지, 어청수 경찰청장이 사퇴해야 할 것인지 등도 관심 사항이다.

최근 집값이 약간 떨어진 상황과 관련,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품평도 빼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국민 심정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다" 등의 언급을 한 것을 놓고도 여러 갈래의 반응이 나올 것 같다.

올해 상반기 교육비 지출이 15조원에 이르는 등 사교육비가 크게 오른 것도 화제가 될 것 같다. 또 국제중 설립 계획과 자사고 및 특목고 확대 방안이 논쟁 거리가 될 것이다. 지역 개발 문제도 지방 주민들의 관심사이다. 여당의 한 의원은 "지역에서는 공항 고속도로 등이 건설되느냐 여부가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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