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이던 히어로즈의 3회초 공격.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전준호(39)가 볼카운트 2-1에서 가볍게 밀어친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졌다. 타구를 끝까지 응시하며 1루를 밟은 전준호는 김성갑 1루 코치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대기록을 헌납한 롯데 선발 손민한이 먼저 모자를 벗어 축하를 건넸고, 전준호는 손을 들어 답례했다. 평소 담담했던 전준호지만 대기록 앞에 벅찬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전준호는 프로데뷔 후 6년간 몸담았던 친정 팬들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전준호가 11일 부산 롯데전에서 2,000안타를 달성했다. 통산 2,000안타는 양준혁(삼성)에 이어 두 번째지만 '2,000경기 출전-2,000안타'는 전준호가 최초다.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도, 구단이 바뀌면서 선수생명의 기로에 섰던 전준호도 목이 멨다. 91년 영남대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해 4월5일 대구 삼성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친 이후 17년 4개월, 2,052경기, 6,848타수 만이었다.
경기 후 전준호는 "사직구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을 받고 가는 것 같다. 안타를 확인하고 양쪽 선수들과 팬들의 기립박수에 가슴이 뭉클했다. 500도루와 2,000경기 출전에 이어 선수생활 중 꼭 달성하고 싶던 모든 것을 해냈다.
시즌 후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5타수 4안타의 전준호는 2,000안타 달성 이후로도 3개를 더 몰아쳐 통산 2,003안타를 기록했다.
한편 롯데는 히어로즈를 5-4로 이기고 7연승을 질주, 이날 삼성에 패한 두산을 1경기차로 제치고 6월7일 이후 96일 만에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두산을 3-1로 제압했다. 삼성 김재걸은 1-0으로 앞선 3회 1사 후 그라운드홈런(개인 2호ㆍ통산 7호)을 기록했다.
잠실에서는 한화가 류현진의 8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앞세워 꼴찌 LG를 5-1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시즌 13승(6패)째를 올렸고, 탈삼진은 8개를 추가하며 이 부문 1위(129개)로 올라섰다.
한화 김태균은 3회 솔로홈런으로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광주에서는 단독선두 SK가 KIA를 3-1로 이기고 70승을 달성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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