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강이상으로 자취를 감추고 유사시 북한에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생기면서 그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방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위원회는 북한의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기관이다. 북한 헌법은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사업 지도 ▦주요 군사간부 임명 및 해임 ▦국방 부문의 중앙기관 설치 및 폐지 ▦유사시 전시상태와 동원령 선포 ▦군사칭호 제정 및 장령(장군) 이상의 군사칭호 수여 등 군사에 관한 중요 권한을 국방위에 부여하고 있다.
특히 국방위원장은 권력의 원천인 정규군 로동적위대 교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 일체의 무력을 지휘 통솔하는 권한을 갖고 있어 김 위원장이 주창한 북한의 지도이념인 선군정치를 구현하는 밑바탕이 됐다.
노동당 중앙군사위가 군사(military) 정책을 총괄하는데 비해 국방위원회는 군사를 포함한 안보(security) 정책 전반을 결정하기 때문에 권한이 더 막강하다.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비상설 협의체로 운영됐지만 근래 들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상설기구로 운영되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구 소련과 중국, 동유럽 국가에서도 국방위원회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아 북한이 이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위원회는 1972년 중앙인민위원회 산하 기관으로 시작했다가 90년 5월 분리됐다. 92년 헌법 개정 때 국가주석의 국방위원장 겸직 조항을 삭제하고 별도의 국가기구로 독립시켰다. 93년 4월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에 취임함으로써 가장 먼저 군 분야에서 실질적인 후계 지위를 넘겨받았다. 98년 9월 국방위원장과 국방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주석제를 폐지하면서 현재와 같은 실질적인 최고기관으로 격상시켰다.
5년 임기의 국방위원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며 필요 시 소환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을 비롯 제1부위원장에 조명록 인민군 총정치국장, 부위원장에 리용무 김영춘 차수, 이밖에 전병호 김일철 주상성 백세봉 위원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정일 조명록 김일철은 당 중앙군사위원을 겸직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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