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이단아' 김기덕 감독이 제작, 투자하고 각본을 쓴 영화 '영화는 영화다'가 추석 극장가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해외 관객들과 비평가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유독 국내에선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김기덕 영화가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영화는 영화다' 공동제작사 스폰지에 따르면 '영화는 영화다'는 전국 320여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했다. "15억원의 제작비 규모를 감안하면 예상 밖으로 많은 스크린"이라는 게 충무로의 중론이다.
스폰지 관계자는 "당초 250개 스크린으로 개봉하려 했으나 언론과 극장 관계자들의 반응이 좋아 개봉 스크린 수를 늘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영화다'는 김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 감독은 2004년 '사마리아'를 시작으로 '빈집' '활' '시간'을 거치며 김 감독과 동고동락했다.
엄밀히 따지면 '영화는 영화다'는 김 감독의 작품은 아니지만 김 감독의 그림자가 짙은 영화인 셈. 특히 깡패 같은 영화배우와 영화배우 같은 깡패가 실제 싸움 장면을 담은 영화를 찍는다는 극단적인 설정은 김 감독의 인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김 감독의 작품들은 그동안 흥행과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본격적인 상업영화를 표방하지도 않았기에 당연히 대중과의 접점이라 할 개봉 스크린 수도 최대 100개 내외에 불과했다.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김 감독의 영화는 2002년 '나쁜 남자'로 80만명 가량이 관람했다. 2004년 '사마리아'와 '빈집'은 각각 베를린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음에도 정작 국내 관객들은 10만여명만이 찾았다.
'활'은 2005년 전국에서 겨우 2개 스크린으로 개봉, 관람객 수는 1,487명에 불과했다. 2006년 '시간'은 12개 스크린에서 3만3명, 최근작 '숨'은 15개 스크린에서 1만3,000명만을 만났다.
김 감독은 '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만든) 영화 대부분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중과의 소통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 '영화는 영화다'는 보기 전보다 관람 후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아 뒷심을 기대하는 작품"이라며 "김기덕 감독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으며 흥행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감독이 개봉 스크린이 늘어난 것에 대해 매우 흥분하고 있다"며 "제작사는 추석기간 최소 50만 이상이 관람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그의 '문하생' 장 감독은 완성도는 둘째 치더라도 흥행 면에 있어서는 최소한 '청출어람'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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