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귀했던 1970, 80년대만 해도 명절을 맞아 부모가 한 벌씩 장만해 주는 추석빔은 아이들에게 크나큰 선물이었다.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에야 그만큼은 아니어도 아이들에게 추석빔은 여전히 설레는 단어다.
자녀를 위한 추석빔으로 한복이 최선의 선택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한복을 마련하기 힘들거나 아이가 불편해 한다면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을 활용해 단정한 느낌으로 입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최근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갖춰 입은 실용적인 추석빔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옥션의 유아ㆍ아동의류 담당 임주형씨는 "가방, 신발, 헤어 액세서리 등 의상 콘셉트에 맞게 소품까지 꼼꼼히 챙겨야 이번 추석에 우리 아이를 멋쟁이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가장 무난하게 추석빔을 갖춰 입히는 방법은 슈트 차림을 선택하는 것이다. 명절인 만큼 단정한 정장으로 꼬마 신사 숙녀로 변신시켜 주는 것은 어떨까. 남아의 경우 깔끔한 화이트 셔츠와 짙은 남색이나 검정 정장을, 여아의 경우 벨티드 재킷과 주름 스커트를 입히면 고급스러운 옷 매무새가 살아난다. 정장 차림에는 부스스한 머리보다 단정한 헤어 스타일이 어울리는데, 앞머리를 가지런히 내린 뱅 스타일에 단발로 정리한 후 머리띠로 포인트를 주면 깔끔함이 배가된다.
의상이 단조로워 다소 무거워 보인다면 리본이 달린 미니 손가방을 들게 하고 무릎까지 오는 양말을 신겨 귀여운 느낌을 강조한다. 보온성이 염려된다면 재킷 안에 카디건이나 조끼를 입히는 것도 방법이다. 정장은 2세 위의 큰 사이즈로 구입하면 간단한 수선을 통해 2년 정도는 충분히 입힐 수 있으며 입학식이나 각종 행사 시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경복궁이나 대공원 등 국내 곳곳의 가족 나들이를 계획하는 경우라면 파랑, 노랑 등 원색의 체크 무늬가 발랄한 원피스를 입혀 본다. 레이스 장식에 밑단이 살짝 퍼지는 디자인을 선택해 귀여운 느낌을 살리는 것도 좋다. 아이들에게 추억이 될 예쁜 사진을 위해서라도 화사하고 발랄하게 입힐 것을 권한다.
하트 무늬의 무릎 양말에 분홍색 구두를 신기면 사랑스럽다. 일교차가 큰 요즘, 가벼운 데님 재킷이나 카디건을 걸치면 보온성을 갖춘 완벽한 가을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 어른 못지않은 감각을 지닌 요즘 아이들에게 '일자 청바지'를 입히면 촌스럽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청바지를 입히고 싶다면 나팔 데님에 디테일이 화려한 셔츠는 필수. 요즘 아동복 패션은 타이나 두건 등 소품 활용이 활발하기 때문에 한두 가지 액세서리로 풍부하고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한 자녀 가정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추석은 오랜만에 사촌 형제 자매를 만나 즐겁게 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트레이닝복을 한 벌 선사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듯하다. 활동성과 보온성으로 무장한 후드 재킷에 팬츠를 선택하는 것도 좋겠다. 면 티셔츠와 함께 입히면 가까운 거리 외출 차림으로도 손색이 없다. 활동하기 편하게 머리는 묶어 주는 것이 좋다. 바지는 지나치게 큰 사이즈를 구입하면 걷다가 넘어질 수 있으니 길이만큼은 꼭 맞게 수선해서 입혀야 한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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