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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대장금 출연 강태을 "조광조로… 돈주앙으로… 내년까지 정신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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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대장금 출연 강태을 "조광조로… 돈주앙으로… 내년까지 정신없어요"

입력
2008.09.1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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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아직 네 것이 아니야, 네 실력을 정확히 판단해' 라고 몇번이고 마음에 되새기고 있어요."

마냥 흐뭇해 하리라는 예상을 빗나가는 답변. 뮤지컬 팬의 이목을 한몸에 집중시키고 있는 요즘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강태을(28)의 대답은 차분하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했다.

강태을은 국내 뮤지컬 무대에 발을 디딘 지 얼마 안 됐지만 내년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주목받는 신예다. 5일 개막한 '대장금'의 조광조 역으로 뮤지컬 스타 조정석과 번갈아 출연 중이며, 26일부터는 홍록기 송용진 김태한과 함께 '록키호러쇼'의 주인공 프랑큰퍼터로 출연한다. 내년에 공연될 '돈주앙'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았다.

'대장금' 공개 이후 관객의 뜨거운 호응으로 무서운 속도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그는 "너무 일이 쉽게 풀려 겁이 난다"며 "들어야 할 말과 들어선 안 될 말을 분간하느라 고민 중"이라고 했다.

"태풍이 오고 있어요. 전 그 태풍을 견뎌내려 마음을 다잡고 있고요. 공연을 보고 칭찬해 주시는 말씀에 감사하지만 실은 전 한번도 만족스러운 공연을 해 본 적이 없는 걸요."

엄밀히 말해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신인은 아니다. 서울예대 재학 시절 일본 극단 시키에서 연수를 받은 것을 계기로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가 최근까지 극단 시키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한국 무대에 처음 선 것도 극단 시키가 2006년 샤롯데시어터에서 선보인 뮤지컬 '라이온 킹'이었다.

배우에게 필요한 모든 과정과 일본어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에 반해 떠났고,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던 그가 시키와의 계약 만료를 앞당겨 올 봄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어머니의 건강 문제 때문이었다. 물론 그전부터 한국에 대한 그리움은 있었다.

"일본에서는 절제된 연기를 높이 평가하고 관객도 감정 과잉을 원치 않죠. 처음엔 그게 참 프로답다고 생각했는데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한국 무대가 연기하기에 더 좋은 것 같아요. 관객의 호흡도 잘 느껴져서 뭔가를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연극 배우 겸 연출자로 현재 미국 라마마 극단에서 활동 중인 그의 아버지 강만홍씨는 아들의 뮤지컬 배우로의 도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강태을은 고등학교 때까지 아마추어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너 정도 노래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쌔고 쌨다고 하시더니 이웃의 항의 전화가 올 정도로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하는 저를 노래방에 데려가셨죠. 그때 노래를 들어 보시고는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4월에 한국에 온 그가 지나친 겹치기 출연으로 배우로 조로 증세를 보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다행히도 3개의 캐릭터가 영 동떨어져 있지는 않아요. 돈주앙이 로맨틱한 바람둥이라면 조광조도 일종의 충직한 바람둥이죠. 체 게바라처럼 혁명가적 기질이 있으면서 여성들과의 관계도 좋았대요. 록키호러쇼의 프랑큰퍼터는 양성애자지만 남성적 매력을 좀 더 부각시킬 생각이에요."

이소룡이 되고 싶었던 소년 강태을은 서른 나이를 앞두고 여심을 흔드는 뮤지컬 배우가 됐다. 그래도 궁극적인 꿈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소룡이 영화에서 악인을 응징했듯 그는 따뜻한 배우를 꿈꾼다. 남은 공연을 생각하면 부담감에 한숨부터 나온다지만 지금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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