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가 일어난 지 7년이 지나도록 미국이 테러의 원흉으로 지목한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지 못하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01년 12월 아프가니스탄 토라보라에서 아깝게 빈 라덴을 놓친 후 그의 체포작전이 지지 부진한 이유로 ▦군 작전에만 의존하고 중앙정보부(CIA) 요원들과 특수부대의 활동은 통제해, 파키스탄 내 정보원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 ▦모든 자원을 이라크 전쟁에 집중했기 때문 ▦적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지상병력에 의존하던 기존의 전략을 버리고 공격용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를 적극 활용, 빈 라덴을 추적하고 있다. 파키스탄 국경을 넘은 프레데터의 미사일 공격은 지난해 세 차례에 그쳤으나 올 들어선 벌써 열한 번이나 이뤄졌다.
빈 라덴 체포의 또 다른 장애물은 파키스탄과의 삐걱거리는 관계다. 미 정보 관계자들은 오사마 빈 라덴이 여전히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파키스탄 내 부족 지역에 은신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미군의 파키스탄 영토 내 수색 작업을 지지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지난 달 사임한 후, 파키스탄 내 군사 활동은 난관에 처했다. 아쉬파크 파르베즈 카야니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은 10일 미군의 월경 공격에 대해 "어떤 외국군에 대해서도 파키스탄 내에서의 군사작전 수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례적인 강경 성명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알 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해서는 미사일을 퍼붓는 대신 파키스탄 부족지역을 지원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마흐무드 샤 전 파키스탄 부족지역 안보 책임자는"건초 더미 속에서 바늘(빈 라덴)을 찾느니, 지역 안정화 방법을 택했다면 진작 알 카에다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미군은 군사작전 외에도 파키스탄 부족 지역에 105억 달러를 원조했지만, 학교나 병원을 짓는 대신 이 돈의 대부분은 군벌의 손에 들어갔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영화에서와 달리 우리에게는 막강한 힘이 없다"며 "오사마 빈 라덴을 잡지 못한 것은 미국 군사 정보력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내에서는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비관적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물렌 미 연합군 합동참모총장은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기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WP도 "국민들은 우리가 결국 빈 라덴을 잡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10일 밝혔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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