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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곳곳 암초…9월 위기설 끝났지만 '상황 종료'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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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곳곳 암초…9월 위기설 끝났지만 '상황 종료' 안됐다

입력
2008.09.1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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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식ㆍ환율은 워낙 외부에 많이 노출돼 있어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전에는 한국도 계속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시장 변동성이)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

11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전망은 9월 위기설 이후 우리 경제의 상황을 함축하고 있다. 우려했던 위기는 없었지만 "위기가 올 가능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채권회수 우려에서 시작된 9월 위기는 공포탄이었지만 비슷한 유형의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재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 달러가 부족해 재정거래 차익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글로벌 신용경색이 악화돼 외국계은행 본점에서 자금을 환수하겠다고 나서면 국내에 있는 외국인 투자금은 언제든 단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커진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지속될 경우, 가계 파산이 속출할 수 있고 연체율 상승에 못견딘 금융권의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문제. 6월말 현재 14%를 넘는 연체율은 1%도 안되는 은행권 대출 연체율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못이긴 중소 건설사들의 도미노 부도가 현실화할 경우, 이는 즉각 저축은행 등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침체는 최근 잇따라 계열사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 소유 대기업들의 유동성 악화 우려까지 자아내고 있다.

경제 전반에 영향이 큰 원ㆍ달러 환율은 여전히 급변동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도 14원 급등해 9월위기 종료와 상관없이 여전한 불안심리를 드러냈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는 경제주체들의 '외환위기 재발'에 대한 불안심리를 지속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악화일로의 외부환경 역시 우리 경제를 옥죄는 골칫거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로서는 글로벌 경제 여건이 호전되지 않는 한 나홀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전히 월가 대형 투자은행의 도산 우려가 팽배해 있는 가운데, 특히 신용경색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주택시장 가격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분간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악화설은 아직은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이 미미하지만 만에 하나 현실화할 경우, 언제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재발시킬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그나마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해 다행이지, 만약 유가마저 올랐다면 9월위기설은 어떻게 흘러갔을 지 장담할 수 없다"며 "국내ㆍ외의 불안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안정을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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