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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는 꼭" 오바마-매케인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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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는 꼭" 오바마-매케인 혈투

입력
2008.09.1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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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를 잡아라. "미 대선주자들이 11월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오하이오주를 차지하기 위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는 9일(현지시간) 불과 40㎞ 떨어진 오하이오주의 중소도시 레바논과 데이턴에서 서로에게 날선 공격을 주고 받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오하이오는 상대방에게 넘겨주지 않겠다는 각오가 연설 마디 마디에 묻어 있었다.

선거일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후보가 동시에 오하이오를 찾은 것은 그 만큼 이 지역 표의 중요성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는"이곳에서 지고 대통령에 당선된 경우는 해리 트루먼(1944년)과 존 F 케네디(1960년) 뿐"이라고 할 만큼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양 후보에게는 절박한 지역이다.

2004년 대선에서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2%포인트 이내로 간신히 앞섰다. 하지만 그 차이는 20명의 대의원을 부시후보에게 몰아줘 대선의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

이번에도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등장으로 선거 판세가 접전으로 변하면서 오하이오주는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 후보가 1%포인트 차이로 경합하고 있는 오하이오, 버지니아, 뉴햄프셔, 콜로라도, 네바다 등 5개 박빙주가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오바마가 이 5개주 중 오하이오 한 곳에서만 이겨도 다음 백악관 주인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양 후보 모두 오하이오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에서 유세를 펼친 매케인 후보는 '페일린 열풍'을 활용해 백인 여성과 백인 노동계층을 집중 공략했다. 페일린이 연단에 오르자 청중 들은 매케인 등장 때보다 훨씬 큰 소리로 '페일린'을 연호해 마치 페일린이 대통령후보 같았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페일린은 우리 이웃 같은 인물이다"라는 이 지역 61세 여성 유권자의 반응을 소개하며 "매케인이 페일린이라는 '비밀병기'를 활용해 백인 노동자 계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오바마 후보는 공립학교 예산 2배 증가나 교원평가제 확충 등 저소득층을 겨냥한 구체적 교육 공약을 제시하며 흔들리는 노동자 계층의 표심 붙잡기에 나섰다. 오바마 후보는 "매케인 후보는 26년 의정생활동안 단 한번도 공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지난 몇 주간 경쟁후보는 워싱턴의 변화와 개혁을 주장했지만, 그 역시 워싱턴 정가에 30년 가까이 몸담은 기득권 정치인"이라고 맹공을 펼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하이오는 지난 민주당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에게 압승을 거뒀던 지역으로, 당시 클린턴 지지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자체 여론조사 오하이오에서 오바마가 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오차범위 이내라 우열을 가르기 힘들다"며 "같은 중부주 중 아이오와ㆍ미네소타의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오바마가 강세지만, 오하이오주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매케인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 얼굴 벌개진'립스틱 공방전' 양진영 험담 치고받아

"돼지에게도 립스틱을 바를 수 있지만 그래도 돼지는 돼지."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9일 버지니아주 레바논 유세에서 립스틱과 돼지 이야기를 꺼냈다. "하키맘(자녀 과외활동에 열심인 주부)과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불독의 차이는 립스틱을 바르는지 여부 뿐"이라고 한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바마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매케인이 최근 변화를 내세우는 것을 비꼬며 "경제, 보건, 외교 등 핵심 정책은 기존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려 한다는 점에서 매케인이 내세우는 변화는 거짓"이라고 말하면서 립스틱을 거론했다. 오바마는 "상한 생선을 변화라는 종이로 포장한다고 해서 악취를 없앨 순 없다"고도 했다.

앞서 4일 페일린은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립스틱 발언으로 자신을 자녀 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주부로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매케인 후보 역시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의 보건정책에 대해 "돼지에 립스틱을 칠하는 것 같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9일 유세에서 립스틱 발언 직후 잠시 침묵했는데 이는 연설을 지켜보고 있을 공화당 선거본부의 개입을 유도, 립스틱 논쟁을 이어가기를 원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대응을 망설이다 페일린 선거본부 대변인을 통해 "오바마의 발언은 점잖지 못했으며, 페일린 주지사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에 오바마 측은 "이 표현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지난 선거에서 조지 W 부시에게 투표한 사람이 이제 와서 변화를 말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응수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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