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징역 7년이 구형됐다.
10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서기석) 심리로 열린 이 전 회장 등 삼성 전ㆍ현직 경영진 8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이 전 회장에게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7년에 벌금 3,500억원을 구형했다.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에게도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이, 현명관 전 비서실장 등 나머지 5명에겐 모두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조 특검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내린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며 "공소사실 입증이 충분한 만큼 재벌 내부의 불합리한 관행을 씻어내는 판결을 해 달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떠난 지도 5개월이 돼 가는데, 그 동안 모든 일이 내 불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며, 모든 허물을 내가 떠 안고 갈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은 선처해 달라"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10월 1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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