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뇌혈관 등 순환기 계통에 이상이 발생해 지난달 14일 이후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는 많이 호전된 상태라고 국가정보원이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 유고설은 가라앉았으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향후 북한 내부 상황이 급박해질 가능성이 높아져 주목된다.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 출석, "김 위원장이 뇌에 핏줄이 터져 수술을 받았다"면서 "중국 출신 의사가 북한으로 들어가 김 위원장 치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고 정보위 소속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구체적 병명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뇌졸중 또는 뇌일혈 등으로 보이지만 어느 하나로 특정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고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뇌출혈에 따른 뇌졸중일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한때 의식을 잃었다가 회복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14일 이후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으나 그후 집중적 치료를 받아 현재 언어에는 장애가 없고 움직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국정원의 설명이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8월 14일 군부대를 시찰한 직후부터 건강 이상설을 인지, 관련 첩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왔으며 현재는 정밀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나 내부 동요가 전혀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소속 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국가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뇌혈관 문제로 수술을 받은 만큼 몸이 회복됐다고 해도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 내부 권력 암투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10일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북한 내에서 김 위원장의 와병을 틈타 권력투쟁이 이미 전개되고 있으며 군부가 북핵 불능화 중단 등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9일 북한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 행사에 불참했고, 미국 언론들이 "8월 중순 뇌졸중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건강 이상설과 유고설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 참석, 북한 상황을 챙긴 데 이어 오후 8시 외교안보 관계장관 회의를 긴급 소집해 북한 군부 움직임 등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혼란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일본 교도(共同)통신 기자를 만나 "김 위원장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고 이 통신사가 보도했다.
양정대 기자 정상원 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