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훈 9단 ● 원성진 9단
<장면 4> 백이 상변과 우변에서 꽤 집을 만들었지만 4귀생을 한 흑의 실리가 워낙 커서 계속 흑이 유리한 형세다. 장면>
이제 남은 곳은 하변 뿐인데 흑3이 실수다. 한 칸 왼쪽인 <참고도> 1로 두는 게 나았다. 백은 2로 연결하는 정도인데 3부터 7까지 가장 알기 쉽게 두어서 하변 백집을 납작하게 만들기만 해도 흑이 충분히 우세했다. 참고도>
반대로 실전에서는 당장 백4, 6으로 끊겨서 단박에 흑이 곤란해졌다. 원성진이 한참 고민했지만 별 수가 없다. 흑9, 11로 두는 정도가 최선이다. 하지만 백12, 14를 당해서 흑 두 점이 거의 잡힌 모습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앞서 보였던 <참고도> 와 비교할 때 백이 뜻밖의 횡재를 한 셈이다. 참고도>
한데 바둑이 조금 풀렸다고 생각되는 순간 최명훈이 갑자기 엉뚱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흑19 때 순순히 21로 받아주지 않고 백20으로 끊은 게 너무 무모했다. 흑21, 백22를 선수로 교환 당해서 이 자체로 엄청난 실리 손해다. 더욱이 흑23 때 백24, 26으로 죽죽 밀고 나간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아마도 당시 최명훈이 깜빡 귀신에라도 홀렸던 모양이다. 이 때문에 아래쪽 백 석 점(△)이 또 저절로 폐석이 돼 버렸으니 말이다. 이제는 백이 중앙에서 크게 '한 건' 하지 않으면 도저히 역전이 어렵게 됐다.
박영철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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