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미국 교민사회는 사상 첫 한인 여성시장 탄생으로 축제 분위기였다. 주인공은 워싱턴주 쇼어라인시(市)의 신디 류(51ㆍ한국 이름 김신희) 시장.
지난 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류 시장을 10일 아침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났다. 150㎝가 조금 넘는 키에 웃음이 넉넉한 그는 전형적인 한국 중산층 아줌마 모습이었다. 한인 여성 최초의 시장이 된 소감에 대해, 그는 “미국 사람들도 한국 여성이 똑똑하고 일 잘하는 것을 인정한다”며 “더 많은 한인 여성이 적극적으로 정계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시장이 살림을 맡은 쇼어라인시는 대도시 주변 중산층이 밀집한 전형적인 중소도시다.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의 인구 5만3,000여명 규모로 백인이 70%, 동양인 17% 그리고 히스패닉계와 흑인들이 어울려 사는 곳이다.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2005년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올 초 시의원들이 선출한 임기 2년의 시장에 취임했다.
류 시장의 정계 진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3년 첫 시의원 도전에서는 797표차로 아깝게 낙선, 2005년 재도전에서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자금 모금과 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던 한인 사회 덕분이었다”며 “평소 사는 게 바빠 잘 모르고 지냈던 교포들도 손을 걷어 부치고 도와줘서 당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쇼어라인시의 핵심과제는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 류 시장은 소상공인의 영업권을 보장하면서 주민들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기위해 시 전역을 누비고 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류 시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3남매를 훌륭히 키운 부모님을 떠올리며 힘을 낸다. 그는 “아버지는 자동차 수리, 어머니는 재봉틀 일을 하시면서도 자녀 교육에온 힘을 기울였다”며 “4남매를 사립학교에 보내셨고, 언제나 ‘열심히 배워야 미국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치셨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교육열 덕분에 류 시장 오빠(김신일)는 의사로 활약 중이고, 동생(순길ㆍ분삼)들도 휴렛팩커드와 보잉에서 중간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류 시장도 80년 워싱턴주립대(UW)에서 미생물학 학사, 83년에는 같은 학교에서 MBA를 받은 학구파다. 83년 결혼한 남편 류창명(56)씨와의 슬하에 혜선(23ㆍ교사) 혜영(21ㆍ학생 ) 현근(12ㆍ학생)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서는 그의 가방이 유난히 두둑해 물어봤더니,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내용의 책자”라고 대답했다. 그는 “미국에 돌아가면 연방정부와 지역 주민에게 독도에 대한 진실을 알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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