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도졌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10일 홍준표 원내대표가 당내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연말 여권 대개편론'을 거듭 주창하자 이렇게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연말이 되면 내각과 청와대 등에서 인재 재배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또 다시 주장했다.
박희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연말 대개편론은 시기상조"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는데도 그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몇 달 전에도 그랬다. 촛불 정국이 한창이던 5,6월, 여권 신실세로 부상한 홍 대표는 청와대 인사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거침 없이 소신을 밝혔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거침 없는 홍 반장'. "너무 튀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 그는 "나는 다른 사람 눈치보며 살아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8월, 국회 원구성 협상을 기점으로 당당하던 홍 대표의 어깨가 처졌다. "야당에 양보만 한다"고 청와대에 찍힌 직후였다.
그 후 홍 대표는 청와대와 보폭을 맞추기 시작했다.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문제 등 최근 각종 현안에서 홍 대표는 청심(靑心)과 주파수 맞춘 듯한 얘기를 해왔다. 그래서 최근 홍 대표가 주창하는 대개편론도 혹자의 표현대로 이전 습관이 도져 자기 지론을 거리낌 없이 얘기한 것일 수 있으나 청와대와 교감을 거쳤을 가능성도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교감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비켜갔다. '대답하지 않으면 긍정으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고 했지만 역시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묘한 뉘앙스가 담긴 얘기였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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