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은 1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갖가지 정보와 관측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중병성에서 건재설까지 마치 춤을 추듯 달랐다. 외신들은 처음에는 김 위원장의 뇌졸중에 비중을 두었으나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관리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설을 부인하면서 점차 사실 관계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했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미 주요 언론은 미 정보 당국자의 말 등을 인용, 김 위원장이 지난달 쓰러져 뇌졸중을 앓고 있으며 집무를 볼 수 없거나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AP통신은 북한 정보통인 전 미 중앙정보국(CIA) 관리의 말을 통해 CIA는 9일 이전에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관한 보도가 정확하다는 것을 자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폭스 뉴스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지난 주 중국을 방문한 목적도 핵 문제 협의보다는 김 위원장이 활동 불능 상태에 빠진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NYT는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의 죽음이 임박한 것 같지는 않고, 북한이 권력이동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AFP와 영국의 로이터 등 외국 통신 역시 "김 위원장에게 건강 문제가 생겼고,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처음엔 "김 위원장이 건국 6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라며 중병성에 무게를 싣기도 했으나 점차 중병성을 부인하는 북한 관리들의 입장에 비중을 두었다.
요미우리(讀賣) 신문은 이날 외신을 재인용, "지난 수주간에서 수개월 사이 뇌졸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이 최고권력에서 물러나는 사태가 될 경우) 북한은 군사위원회에 따른 집단 지도체제로 변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교도(共同) 통신은 북한의 김영남 상임위원장,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담당 대사와 인터뷰를 하고 이들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말한 사실을 전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중앙(CC)TV 등 중국 언론들은 건강이상설을 보도하지 않고 북한이 정권 수립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펼쳤다는 소식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이 60주년 행사에 불참했다"는 보도만 내보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분석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은 이미 2003년 사망했다. 김 위원장의 대역이 공개행사에 나타나고 있다"는 일본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시게무라 도시미츠(重村智計) 와세다대 교수의 주장을 소개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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