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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이번엔 '리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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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이번엔 '리먼 공포'

입력
2008.09.1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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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 패니메이ㆍ프레디맥, 다음은 리먼브라더스?

'리먼발(發) 신용폭풍'이 국제금융시장을 또 다시 공포에 휩싸이게 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국책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전격적 구제금융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안도의 랠리'를 보였던 뉴욕 증시는 바로 이튿날인 9일(현지시각) '리먼 충격'으로 2%나 급락했다.

특히 리먼의 주가는 하루 만에 반토막(44.95% 폭락) 났고, 1년 전 360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월마트 5일치 매출액(54억달러)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다급해진 리먼은 당초 예정(18일)을 일주일이나 앞당긴 10일 오전 실적 및 자구책(지분 매각 등) 발표로 진화에 나섰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다지만 월가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 폭락주범은 산업은행?

리먼의 158년 역사상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9일의 폭락(종가 7.79달러)은 우리나라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협상이 결렬됐다는 외신 보도 때문이었다. 이제 아무도 리먼을 구제해주지 않을 것이니 '제2의 베어스턴스'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던 것. 그간 양 사간 인수협상 진행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했던 산은도 10일 오후 처음으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현 시점에서 리먼과 거래조건에 이견이 있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여 협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물론 '최종 결렬'이란 표현 대신 '현 시점에서 중단'이라는 표현을 쓴 점으로 보아 상황이 바뀌면 협상은 재개될 수 있다. 협상을 주도했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리먼 사랑'은 생각보다 꽤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전광우 금융위원장까지 산은의 리먼 인수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리먼을 교두보로 월가에 진출하려던 산은과 민 행장의 꿈은 쉽게 현실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리먼의 미래는?

리먼의 3분기 손실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39억달러(주당 5.95달러)였다. 리먼은 자구책으로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받는 뉴버거버먼자산운용을 포함한 투자운용 사업부문 지분의 55%를 매각할 것이라 밝혔으나 구체적인 인수협상 대상자를 밝히지 않아 우려를 키웠다. 또 ▦상업용 부동산 자산 분리 ▦배당금 대폭 삭감(주당 68센트→5센트) ▦56억달러의 상각 단행 계획 등도 밝혔다.

월가는 일단 환영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섣부른 판단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애널리스트들은 리먼의 모기지 관련 부실규모가 7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투자은행(IB)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 "미국의 대형은행 1, 2곳은 무너질 것"이란 소문이 돌 때마다 리먼은 '블랙리스트' 맨 윗단에 이름을 올리곤 했다.

이처럼 '리먼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월가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난무하고 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먼을 살리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개입해 추진할 수 있는 세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제시했다.

첫째는 FRB가 산하 연방은행들을 활용해, 리먼에게 자금지원을 하는 것. 앞서 FRB는 베어스턴스에 300억달러의 크레딧 라인(신용공여)을 제공한 적이 있으며, 재무부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크레딧 라인을 확대했다. 리먼은 우선 이 창구를 이용해 급전을 조달할 전망이다.

둘째, 베어스턴스를 JP모건체이스에 넘긴 것처럼, 리먼도 FRB의 중재로 신속하게 매수자를 찾아주는 것.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과거 롱텀캐피탈인베스트먼트(LTCM) 사태 때 FRB가 13개 은행들을 불러 자체적으로 업계 내 해법을 모색케 했던 것처럼, 창구지도 차원에서 개입하는 방안이 있다.

전문가들은 리먼이 FRB창구를 통해 긴급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고, 다른 IB들도 리먼과의 거래를 끊지않고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제2의 베어스턴스'로 전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의 보도처럼, "리먼의 시가총액이 크게 낮아지기는 했지만 인수는 누구에게나 도박이나 다름없는" 상황인 만큼, 리먼은 언제든지 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지뢰'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 리먼은 어떤 회사?

1844년 독일 이민자인 헨리 리먼이 앨러배마주 몽고메리에 연 상점이 시초다. 6년 후 헨리의 형제인 엠마누엘과 메이어가 동업을 시작, 지금의 리먼브라더스를 세웠다. 농부들에게 면화를 사서 되파는 사업을 하다 곡물 브로커로 성장한 뒤 조사연구ㆍ유통ㆍ교역ㆍ금융 등으로 업무를 확장했다. 1984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인수됐다가 1994년 다시 독립했으며, 월가 IB랭킹 4위권이다. 다른 IB에 비해 모기지자산이 유독 많아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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