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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이상설/ 김 위원장 병세 따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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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이상설/ 김 위원장 병세 따른 시나리오

입력
2008.09.1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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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의 절대권력자다. 북한의 모든 정치적, 정책적 결정은 그의 최종 결심에 따른다. 그런데도 그는 아직 후계자나 당분간 2인자로 대리 통치할 사람을 준비해 놓지 않았다. 그의 유고 혹은 장기 부재가 북한과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다.

① 호전된다면

원로·군부 전면 내세울 듯… 후계 논의에도 가속도 붙어

우선 김 위원장이 뇌졸중 후유증을 극복하고 공식 업무에 곧 복귀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 있다. 이 때는 후계 구도 논의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성대국의 해로 선포하고 김 위원장이 70세가 되는 2012년께 후계자 문제가 정리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이번에 병세가 호전된다고 해도 나이가 있어 언제든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계자 선정을 더욱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의 복귀를 전제로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의 원로 그룹과 친ㆍ인척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군부를 대표하는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등의 과두 지도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또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지명해 공동 통치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 시간이 있다면 혁명 3, 4세대 출신 기술관료를 전면에 배치하고 이들이 후계자를 뒷받침하는 구도까지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② 악화된다면

군부 집단 지도체제 예상… "정치·비서국 중심" 의견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한다면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군부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998년 헌법 개정 이후 선군(先軍)정치 기조 아래 국방위가 군뿐만 아니라 당정을 좌지우지해 왔다. 김 위원장이 체제 유지를 위해 가장 의지해 왔던 것도 군부다. 때문에 국방위가 집단 지도체제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국방위를 중심으로 한 군부가 비상 체제를 가동한다면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에서도 군부의 입장이 적극 반영돼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10년 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노동당 정치국이나 비서국 시스템을 중심으로 집단 지도부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③ 사망한다면

로열 패밀리·軍권력 투쟁… 내전 비화 가능성은 낮아

김 위원장이 이른 시일 내에 사망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장남 김정남, 차남 김정철을 지지하는 그룹 간 암투, 군부 내 친러파와 친중파 간 세 대결로 격한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한미 양국은 '개념계획 5029'에 따라 북한 급변사태에 대처하기로 돼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북한 군부 간 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고유환 교수는 "일부 야심가가 등장해 권력 핵심부 내에서 암투는 있을 수 있겠지만 북한도 나름의 위기 관리체제가 있고, 군부가 비상계엄 같은 형태로 주도적 역할을 한다면 우려하는 급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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