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환란'공포로 몰아넣었던 '9월 경제위기설'은 결국 싱겁게 막을 내렸다. 무려 5조원 가량의 외국인 보유 채권 만기가 몰렸던 10일에도 상환은 순조롭게 이뤄졌고, 오히려 외국인은 우리나라 채권을 어느 때보다 많이 사들였다. 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 주식ㆍ외환ㆍ채권 시장은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6,857억원의 규모의 채권 만기 상환에 이어 이날 만기가 도래한 외국인 보유 국채 4조9,947억원어치도 전액 상환됐다. 이날 외국인은 자금을 들고 나가기는커녕 6,264억원어치의 국내 채권을 더 사들인 것(순매수)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위기설 첫날이었던 9일(1,783억원)보다도 약 4,50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결국 9월 위기설이 피크에 달한 지난 1~10일 외국인은 '셀(sell) 코리아'는커녕 오히려 2조1,490억원(미결제 채권 포함)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하는 '바이(buy) 코리아'를 선택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 달 상환한 금액 중 아직 재투자가 안된 약 3조여원의 자금도 조만간 모두 재투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감원 자본서비스국 김진국 수석조사역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만기 상환분을 재투자하는 경우 일정한 시차를 두는 경향이 있다"며 "현 시장상황 등을 감안할 때 만기상환액의 상당부분이 늦어도 이 달안에 다시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9월 위기설이 사실상 소멸됨에 따라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의 금리가 0.03% 급락하는 등 채권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폭등과 폭락의 널뛰기를 했던 원ㆍ달러 환율도 채권시장 안정과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전날보다 4.90원 떨어진 1,095.50원으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 출발했던 주식시장은 '김정일 건강이상설'에도 불구,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48포인트(0.72%) 오른 1,464.98로 마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9월 위기설은 외국인 보유 채권의 만기 상환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것인데 현재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환율과 금리 폭등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른 경제불안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가 노출된 악재인 만큼 9월 위기설은 사실상 소멸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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