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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년 빈곤'이 예정된 한국 샐러리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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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년 빈곤'이 예정된 한국 샐러리맨들

입력
2008.09.1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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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은퇴 준비가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미흡하다는 자료가 나왔다. 10여년 후인 2020년대 초반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점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만큼 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사회가 그 같은 시대의 도래를 여전히 남의 일로만 여긴다는 반증이다. 빈곤한 노년의 삶은 인간적 존엄성마저 무너뜨린다는 갖가지 경고를 감안할 때 개인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세심한 라이프 플랜을 짜야 할 시점이다.

세계적 자산관리업체인 미국의 피델리티 그룹이 최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캐나다 대만 홍콩 한국 등 8개국 직장인들의 은퇴 준비상황을 조사해 펴낸 '은퇴백서'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은 60세에 은퇴할 경우 연소득이 평균 1,667만원으로 은퇴 직전 연소득 4,067만원의 41%에 그쳤다. 독일(58%) 미국ㆍ영국(50%) 일본(47%) 등 선진국뿐 아니라 대만 홍콩(43%)에도 뒤지는 수치다. 평균 은퇴소득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퇴직금 저축 등을 모두 포함해 산출한 것이다. 한국의 은퇴 후 예상소득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추산된 2,530만원의 70%도 못 된다.

연령대별로는 40~50대의 은퇴 준비가 가장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퇴 후의 희망소득과 실제 얻을 수 있는 소득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은퇴준비 격차'의 경우 50대 28%, 40대 22%로 30대 15%, 20대 17%보다 크게 높았다. 전후 베이비붐 세대인 40~50(1955~64년 출생)대는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느라 정작 자신들의 노후 준비엔 신경을 못 썼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노후 대비는 장기간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처시점을 이미 놓쳤다. 후세대가 그 비용을 부담할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국가나 기업이 연금제도나 고용형태 개선에 머리를 맞대면 은퇴 충격은 최소화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와 개인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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