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9일 연말 개각론을 두고 불협화음을 냈다. "연말에 내각과 여권 진용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8일 발언에 대해 박희태 대표 등이 "당이 지금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한 것이다.
박 대표는 "연말 개각 같은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못했고, 당에서도 논의해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여권이 이제 겨우 국정 운영에 대한 결의를 모으고 있는데 그런 말을 지금 꺼내서 내각에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홍 원내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당에서 정부 인사 이야기를 몇 달이나 앞서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각 문제는 결국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을 여러 경로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하고 있는데 아마 홍 원내대표가 그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말 개각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당 안팎에서 진행 중이라는 뜻으로 박 대표의 언급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홍 원내대표는 8일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1기 내각은 장관 일부가 중간에 낙마해 누더기 내각"이라며 "연말 개각으로 남은 집권 4년의 추진 동력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일단 '시기 등의 면에서 너무 나간 개인적 의견'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여당 원내대표가 개각 시기를 말할 위치에 있냐"며 "지극히 부적절한 돌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 출범 1년을 전후해 내각을 비롯해 청와대 보좌진 진용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권 일각에서 적잖이 거론된다. 한 당직자는 "하반기 경제 지표를 봐야 겠지만 경제팀을 중심으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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